김세훈(경영 17)

얼마 전 길거리 비보잉을 찍은 사진을 봤다. 코로나 발생 이전에 찍은 사진이었다. 사람들은 다닥다닥 붙어 공연을 보고 있었다. 처음 든 생각은 ‘저렇게 붙어 있으면 위험한데...’였다. 2월에는 외출 전 마스크를 깜빡해 집 밖으로 몇 발 걸어 나가고 나서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가 잦았다. 요즘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다. 이런 변화가 비단 필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코로나는 1년도 안 된 사이에 사회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장소가 급격하게 줄었다. 도서관, PC방, 헬스장, 카페, 음식점 어느 곳도 선뜻 가기 어렵다. 다행히 미래가 비관적이지는 않다. 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돼 우리나라는 내년 하순 무렵부터 백신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백신개발은 희소식이기는 하지만 백신으로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 집에만 있기로 하면 코로나 블루(코로나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증상)를 피하기 어렵다. 이럴 때는 이전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장소를 가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리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중랑천은 기분전환에 좋은 장소다. 중랑천은 우리대학 정문에서 2311번 버스를 타면 20분이면 간다. 거리가 1km 정도니 걸어가도 된다. 자전거가 있으면 중랑천을 둘러보기 쉽다. 대부분 평지라 초심자도 힘들이지 않고 탈 수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가 유용하다. 한 달 이용권이 7000원이므로 꾸준히 이용한다면 정기권을 끊는 것이 좋다.

중랑천 위쪽으로 올라가 이화교를 건너면 중화수변공원이 나온다. 여름에는 장미가 한바탕 피어있어 사진 명소였지만 지금은 다 졌다. 대신 강가 쪽으로 가면 20마리가 넘는 오리들을 구경할 수 있다. 오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헤엄치고 있는데 아이들이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을 던져줘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던져준 부스러기는 붕어가 다 먹는다. 자전거를 타고 노닐다보면 철새들이 강가에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직박구리, 왜가리, 논병아리, 황조롱이 등이 겨울이면 중랑천으로 찾아온다. 봐도 구별은 안 가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랑천 하류 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한강과 합류해 뚝섬한강공원과 반포한강공원까지도 닿을 수 있다.

중랑천을 기준으로 우리대학과 마주보고 있는 용마산도 가볼만 하다. 용마산은 높이가 348m로 높지 않은 편이고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 부지런히 오르면 정상까지 30분정도 걸린다. 정상에서는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울에는 아파트가 참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계(視界)가 좋은 날에는 북한산 바위도 선명히 보인다. 산에 오르는 코스는 여럿인데 용마산폭포공원 쪽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용마산폭포공원에서는 용마산의 멋진 암벽을 감상할 수 있다.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면목 7동쪽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알맞다. 단, 이쪽은 정비가 잘 안되어 있는 구간도 있으니 운동화보다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용마산과 붙어있는 아차산을 경유해 올라가는 코스도 시간이 된다면 가 볼만 하다. 아차산은 용마산에 비해 산이 더 완만하고 흙길 위주라 오르기 수월하다.

서울숲공원이나 어린이대공원도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소개한 곳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네이버 지도를 펼쳐놓고 자신의 거주지 주변을 살펴보자.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장소들의 반짝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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