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161주년 기념일이었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생명체가 진화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것을 ‘진화론’이라고 부른다. 현재 진화론은 ‘진화생물학’이라는 하나의 학문 분과로 확립됐다. 그리고 여기에 생명의 기원에 대해 다른 입장에서 설명하는 ‘창조론’이 있다. 종의 기원 출간 이전까지 사람들은 모든 생물은 신이 만들었다는 창조론을 믿었다. 그래서 당시 다윈은 창조론자들에게 원숭이로 비유되며 놀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돼왔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뤄졌었다. 진화론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영국의 과학자 찰스 다윈은 1859년 『종의 기원』을 통해 △인간을 포함한 유기체들은 시간을 통해 꾸준히 진화 △서로 다른 종류의 유기체들이 공통 조상에서 유래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생물 종이 나타나고 종의 수가 증가 △진화적 변화는 개체군의 점진적 변화를 통해 일어남 △진화는 한정된 자원을 두고 개체들의 경쟁을 통해 이뤄짐(자연 선택)을 주장했다. 창조론은 우주 만물이 어떤 신적 존재의 행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하는 주장이다. 창조는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특히 기독교는 유일신 하나님에 의해 우주 만물이 창조됐다는 창조론을 강조한다. 이는 성경의 ‘태초의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문구에 근거한다.

진화론은 당시 서구사람들이 지녔던 가장 기본적인 믿음인 창조론에 도전한다. 그렇기에 『종의 기원』이 출판된 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진화론과 창조론의 논쟁 중 대표적인 것을 살펴보자. 우선 원숭이 재판으로 불리는 ‘스콥스 재판’이 있다. 1925년 미국의 테네시주에서는 학교에서 성경에 반하는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버틀러법’이 통과된다. 그러나 고등학교 생물학교사 존 스콥스는 이를 어기고 학생들에게 진화론을 가르쳤다. 결국 그는 국무장관을 역임한 정계의 거물 윌리엄 브라이언에게 기소 당했다. 이 논쟁은 국내외 여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재판에서 스콥스는 1백 달러의 벌금형을 받았으나,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진화론을 지지하는 여론이 형성돼 이후 1968년 버틀러법은 폐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논쟁이 있었다. 2012년 4월 우리나라의 창조과학 옹호 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위원회(이하 교진추)가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시조새 부분과 말의 진화 부분에 대해 삭제 및 수정 요청을 한 것이다. 이에 교과서 저자들이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이것은 국내 언론사에 크게 다뤄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보도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이에 학계의 반박과 교진추의 요청에 대한 기각 청원이 이어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교과서 가이드라인을 요청했고 ‘진화론과 관련한 부분은 삭제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받게 된다.

진화론(evolution theory)은 ‘theory’ 즉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일 뿐이다. 창조론(doctrine of creation) 또한 ‘doctrine’ 즉 교리, 학설일 뿐이다. 진화론은 아직 미완성이다. 첫 생명체의 탄생, 인간과 유인원의 중간적 형태 미발견(미싱링크) 등 풀어야할 점들이 많다. 새로운 과학적 지식들이 발견되고 분석되면 또 새로운 주장이 제기될 것이다. 창조론도 신 존재의 증명 등 풀어야 할 점들이 있다. 진화론과 창조론 모두 아직까지 완벽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두 이론의 논쟁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쪽을 믿는가.


이은정 기자 bbongbbong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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