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중 총학생회장(도사 18)

우리대학 제56대 총학생회 ‘팔레트’의 임기 종료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팔레트는 지난 5월 2020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재선거를 통해 출범했으며 약 7개월 동안 여러 분야의 공약들은 물론 공약 이외의 사업들을 진행했다. 이번호 ‘시대, 사람’ 코너에서는 김성중 총학생회장을 만나 팔레트의 한 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오는 31일까지가 공식 임기인데 막바지에 다다른 소감은
정말 힘들었던 한 해인 것 같다. 처음에 권한대행으로 출마했는데 그때 목표는 새내기새로배움터(이하 새터)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는 것 하나였다. 새터를 완벽하게 진행하고자 모든 것을 원활히 조율했는데 최종 마무리까지 지은 상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다. 몇몇은 새터 취소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금 보면 잘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5, 6월쯤이면 코로나19가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1학기 때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며 다른 행사들도 전부 무산돼 총학생회는 물론이고 단과대학, 학부·과 회장단들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학생을 대표해 여러 사안에 대해 학교랑 싸우고 논의해야 했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뽑아준 학생 대표기에 학생들의 권리를 위해 의견을 강하게 피력은 했지만 학교의 입장도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가장 힘든 부분은 학생과 학교 사이에서 각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의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코로나19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다. 그렇다고 학우들에게 학교에 대한 모든 상황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수님들에게도 그런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 힘들었다.

총학생회장단 후보가 부재한 것으로 아는데 그 이후는 어떻게 되는가
정식 선거에서 후보가 출마하지 않으면 12월 중으로 권한대행 선출을 위한 임시 대의원회 소집이 가능하다. 총학생회는 대의원은 아니지만 참가 자격은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권한대행을 하고 싶으면 임시 대의원회를 소집해서 대의원 내 투표로 선출한다. 근데 만약 권한대행 후보자가 없을 경우 12월 말에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현직과 차기 중운위 위원들을 모아 거기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뽑고 거기마저도 없으면 무정부 형태로 남게 된다. 무정부였던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최근에 여러 대학들에서 무정부 형태를 띠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활동을 못해서 의지가 부족하거나 위축돼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거리두기 추가 격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학생자치기구 선거에 적극적으로 출마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학년도에는 두 단과대학에서만 차기 회장단이 선출됐다. 내년에 총학생회가 구성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단과대에서 권한대행 선출이 무산될 경우 운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총학생회가 무산되면 총학생회비 납부를 받지 못해 각 단과대학들이 정말 힘들어진다. 일부 소속 학부·과에서 활동비를 지원받는 단과대학이 아닌 총학생회비 납부로 모든 운영이 이뤄지는 단과대학 중 특히 인문대학의 경우 내년 활동이 아예 무산될 수밖에 없다.

전체학생총회가 진행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이 있는지
사실 전체학생총회는 대안이 없다. 서면동의안을 받고 현장참석자를 받는데 총학생회칙상 ‘현장’ 참석자이므로 비대면으로 참여한 사람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시각으로 회칙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보수적으로 해석한다. 만약 비대면으로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킨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이 총회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역대 사례를 봤을 때도 전부 대면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는 조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회칙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전체학생총회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내년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권한대행일 때와 정식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자리의 무게감에 차이가 있었는가
크게 차이는 없다. 권한대행이든 정식으로 회장이 됐든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것은 동일하므로 무게 역시 같다. 사실 지난해 ‘총학생회장 자리가 목표라면 정식 회장으로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이루고 싶은 바가 있다면 출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새터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는 권한대행으로 출마했다. 새터 이후 ‘코로나19 상황 속 아무도 출마하지 않는다면 우리대학이 이번해에 얼마나 더 혼란스러울까’, ‘내 임기에 시작된 코로나19, 내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이것을 끝까지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정식으로 출마하게 됐다. 권한대행과 정식 회장의 무게를 구별할 수는 없으나 그 자리가 목표가 아닌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므로 무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행한 여러 공약들 중 성사시켜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공약들은 출마 전부터 반드시 이뤄내고자 했으므로 특히 더 좋은 공약들이 있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공약 외 사업들에서 더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집행국원들에게 제일 미안한 점이 일을 너무 많이 진행한 것이다. 종강 이후 업무 일정도 이미 배분된 상태다. 상황이 정상적인 총학생회였다면 이 시기는 업무를 정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상황 속에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공약들 중 꼽자면 교육 분야인 것 같다. 군 E-Learning의 경우 이번에 규정을 새로 바꿔 내년 1학기부터는 한 학기에 6학점까지 들을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도 진행된 복전사전은 업그레이드해 다음해 신입생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사이버 강의의 경우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본부에서 필요성을 느껴 진전이 있었다. 내년에는 △블렌디드 형식 △전체 100% 온라인 강의 △대면수업 △실시간 강의 등 네 가지의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될 것 같다.

코로나19로 진행되지 못한 사업에 아쉬움이 있는지
모든 사업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이번해 가장 아쉬운 것은 대동제다. 이제는 말할 수 있는데 연예인 공연 리스트를 잘 꾸렸었다. 매년 우리대학 축제 때마다 연예인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보궐선거, 축제 업체 변경 등의 이유로 섭외가 늦어졌던 것이다. 학교 내부에서도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자 했다. 학생들이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참가율이 저조해 과감하게 기획을 포기하고 포토존을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대문구 보건소와 협의해 총학생회 이름으로 임시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받으려 했다. 학교에서 주점을 다시 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협의도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대동제가 취소돼 정말 아쉬웠다.

이행한 공약들 중 차기 총학생회장단이 계속 진행해주길 바라는 것이 있는가
내 욕심에는 전부 진행해줬으면 한다. 취업사전과 복전사전은 계속 진행해주면 좋겠다. 복전사전의 경우 취지가 너무 좋아 이번해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해의 경우 비대면으로 진행돼 저조한 참여율이 아쉽긴 한데 이 사업이 활성화돼야 서로 간의 정보 공유가 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해 정말 힘든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고학번들의 경우 취직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신입생들은 동기들의 얼굴은 물론 과방이나 학교 시설의 위치도 잘 몰랐다. 이렇게 모두가 힘들었을 텐데 이 상황을 아쉬워하되 본인이 선택하거나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행이었던 건 많은 학우들이 대면, 비대면 여부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제시해줬던 것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총학생회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만들어 진행할 수 있었고 본부에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학우들에게 항상 감사하다. 총학생회는 반드시 필요한 단체다. 총학생회가 하는 대다수의 업무들은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잘하고 있는지 감시 및 확인을 해줘야 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본부도 이에 부담감을 느끼고 문제점들을 더욱 개선해 나갈 것이다.


글사진_ 허인영 기자 inyoung32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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