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미얀마 현지에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A(23) 씨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얀마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미얀마 사람들이 현재 직면한 상황이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의 시위 현장은 어떤가
시위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지 않았다. 물론 초기에도 약간의 위협은 있었지만 집회 장소에 모인 군중들은 경찰 경비가 있어도 대규모 파업을 강행하고 시위를 벌일 수 있었다. 그 후 군부는 ‘5명 이상은 공공장소에 모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 일반인들의 통행을 금지했다. 이후 단속은 더 심해졌고 우리는 한곳에 모일 수 없게 됐다. 시민들은 무장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이어 나갔지만 군부는 고무탄, 음향폭탄, 최루탄 등 그들의 무기로 시민들을 짓밟았다.

군부의 진압은 지난 3월부터 더 잔인하고 격렬해졌다. 사람들은 군부의 비인간적인 행동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쌓았다. 그리고 연막탄, 화염병 같은 무해무기를 만들어서 수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군부는 고무탄뿐만 아니라 음향폭탄, 수류탄까지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목적으로 기관총을 사용한다. 그들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였고 심지어 무고한 노약자와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집 안의 사람들까지 죽였다. 지난 2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60일 동안 약 600명의 사람들이 군부에 의해 살해됐고 그중 90%는 실탄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 2월 1일 이후로 우리는 매일 인권을 잃고 있고 더이상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죽음이 닥치기만을 기다리며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는 부당한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해외의 많은 이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다. 우린 쿠데타 발생 첫날부터 국제사회의 도움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미국, EU는 일부 고위 군 관리와 그들과 관련된 기업에 대해 국가 차원의 제재를 가했지만 군부는 그런 제재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은 제재에 이미 익숙해져 있고 군부에 우호적인 다른 나라들로부터 국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미얀마 군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국제연합(UN)에 보호책임을 촉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지속적인 비난 성명을 계속 발표하고 있지만 이런 간접적인 개입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물론 국제사회의 직접 개입이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안다. 하지만 지금 미얀마는 무기가 없는 사람들이 무장한 군부들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국제적으로 군부에 무기를 지원하는 나라에 무기 제공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으면 한다. 보호책임의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재정적, 무장적 지원 또한 필요할 것이다. 최소한 위협받는 국민들을 위한 보호 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쟁을 피하려는 우리 국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와 태국 같은 접경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합법적인 정부이며 이들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미국과 세계의 공식적인 입장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얀마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길 원하는가
미얀마 사람들은 약 70년 동안 폭정의 지배 아래 살아왔다. 미얀마 역사에서 군부 통치는 세 번 일어났고 우리는 군부로부터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더 이상 군부의 독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 미얀마에 거주하는 모든 민족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버마 연방 민주 연합’의 건설을 꿈꾼다. 미얀마의 국민들은 오래도록 권위에 의해 억압돼왔다. 이제 영원히 파시즘을 종식시키고 정의를 찾아야 할 때다. 억울함, 편애, 억압, 반인륜적 범죄가 없는 더 나은 사회, 사람이 인간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것이 무척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모두가 함께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조국을 대표해 미얀마를 지지하고 도와준 한국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한국은 우리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그 고난을 이겨냈음을 알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이 반인륜적인 범죄와 맞닥뜨리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우리와 함께 서 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우리 역시 한국의 찬란한 미래를 응원한다.


신유정 기자 tlsdbwjd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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