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원 보도부 정기자
이주원 보도부 정기자

길을 걷다 형형색색의 마스크를 쓴 사람을 발견했다. 알록달록한 마스크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마스크로 개성을 나타내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풍경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올해로 2년째다. 코로나19가 없는 일상이 어땠는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진다. 적응되지 않을 것만 같던 마스크와 함께하는 일상도 익숙해졌다. 낯설기만 했던 비대면 수업도 어느새 편해졌다. 일일 확진자 수에 관심이 없어진 지도 오래다. 기자는 점점 무뎌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등장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이전처럼 편히 사람을 만날 수도 해외로 여행을 갈 수도 없어졌다. 계획했던 많은 일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상황을 탓해보기도 세상을 원망해보기도 했다. 원망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마음을 바꾸니 코로나19는 오히려 기자에게 새로운 시간을 가져다 줬다. 나아가기에만 급급했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갖게 해줬다. 바쁘기만 했던 삶에 여유를 찾게 도와줬으며 과거의 실수를 수정할 시간을 줬다. 이번 기사를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도 그랬다.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그들은 절망에 멈춰있지 않았다. 현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도 코로나19가 사라진 뒤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다고 느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멈춘 적이 없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지난 과오를 되돌아보며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지금 ‘넘어진’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재정비를 한 우리에게 다가올 코로나19없는 미래는 전례 없는 도약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찬란하게 빛날 미래를 위해 모두가 지치지 않고 이 시간을 잘 견뎌내기를 바라본다.


이주원 보도부 정기자 kokolatte0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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