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제757호를 마무리하며 정기자가 됐다.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일상의 대부분이 신문사였다. 평소 신문과는 담을 쌓고 지냈던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소설을 읽고 시를 쓰는 것이 좋았고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 내 전공이 도시사회학임을 상기시키며 뉴스 좀 보고 살라던 부모님의 잔소리에는 “정치는 정치인이 뉴스는 기자가”로 대응했다. 그런데 내가 그 기자가 될 줄이야.

단순히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입사한 신문사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함께 웃으며 알록달록한 교지를 만드는 상상을 했으나 현실은 정신없는 마감의 반복이었다. 몇 살 차이 나지 않는 신문사의 선배들이 신문사 일을 척척 해내는 것을 볼 때마다 내 부족함을 실감했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생각했으나 신문사 활동을 통해 자신 있는 분야에만 도전해왔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어쩌면 실패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문사에서는 매 호 크고 작은 실패를 겪는다. 기초적인 교열사항을 놓치기도 하고 밤을 새도 마감을 끝내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가장 실수가 잦은 부분은 인터뷰다. 내 능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약속해놓고 당일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따금 어리다는 이유로 하대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수화기 너머로 비웃음을 듣기도 한다. 지난호 취재 때는 확진자와 한 공간에서 식사해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경험도 해 봤다. 그럴 때마다 학생의 신분으로, 어리다는 것을 방패로 사회에서 존중과 배려를 받을 수 있게 했던 보호막이 깨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나름 견딜만한 충격들이다. 신문사에서 실패했던 경험들은 더는 알 속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물론 여전히 대학언론의 역할이나 기자로서의 자세와 같은 멋진 말들을 할 준비는 안 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울시립대신문이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떠밀고 있다는 것이다. 수면 패턴에 금이 갈 때마다 나를 둘러싼 작은 세계에도 금이 간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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