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학생회관 지하 1층에 있는 중앙 록 밴드 동아리 제퍼나이어의 동아리방이 침수됐다. 방 위에 있는 배관이 막혀 천장으로 오수가 흘러 내려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학교 차원에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2주를 기다려 제퍼나이어는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시설과와 학생과로부터 들었다. 이에 지난달 25일 제퍼나이어는 학교 측에 보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올리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2일 뒤인 지난달 27일 제퍼나이어는 보상을 해주겠다는 학교의 답변을 받게 됐다. 

학교의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보상을 위해 계속 알아보는 중이었단다. 다만 이번 문제를 책임질 부서가 없었던 게 문제였다. 배관 문제를 다루는 시설과에서는 “이번 문제가 공사 하자가 아닌 건물 이용자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시설과에서 보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제퍼나이어에 전달했다. 각종 학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생과에서는 “보험 적용이 확실하지 않고 집행가능한 부서 예산이 확보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봉변을 당한 제퍼나이어는 시설과와 학생과에 연락해 보상이 가능한지 애타게 물어봤지만 이러한 이유로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결국 제퍼나이어는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총장에게 바란다, 서울시 민원서비스를 통해 보상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고 이는 소정의 결말을 얻었다. 학교측은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학생과장, 학생과, 시설과 관계자, 제퍼나이어 비상대책위원장이 모인 자리에서 학교 차원에서 보상해주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보상을 못 받는 줄만 알고 있었던 제퍼나이어는 이 자리에서 개별 부서 단위가 아닌 학교 차원에서 보상할 방안을 학교측에서 찾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미 일이 공론화된 후였다. 

누구나 전화 통화를 하다가 담당자를 연결해주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연결해주지만 정작 담당자를 찾지 못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일 떠넘기기’다. 이번 일 역시 침수 피해 담당 부서가 없어 어느 부서에서도 일을 맡아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마다 담당 부서를 두기는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는 본인 담당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야 담당자 찾아 헤매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제퍼나이어가 학교에 도움을 청했을 때도 각 부서가 정해진 업무 범위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학생의 피해 보상을 조금이라도 돕고자 했다면 제퍼나이어가 성명서를 내고 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적극적인 행동까지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 담당자가 없는 게 아니라 회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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