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배달의 민족이다. 일찍이 조선 시대부터 우리 선조들은 해장국과 유사한 효종갱이나 냉면 등을 배달 음식으로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그렇게 시작한 유구한 배달 역사는 배달 전단지를 거쳐 최근에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등장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배달 앱을 통해 원하는 음식을 언제 어디서나 주문해 먹는다. 배달되는 음식 종류도 무한하다. 모 기업의 광고처럼 파스타, 초밥, 족발은 물론 달콤한 디저트, 커피까지 모두 우리 민족이니 말이다. 조금의 배달료만 감수하면 거리나 날씨에 상관없이 원하는 음식이 문 앞으로 배달된다. 이런 배달 음식 장점은 오늘도 우리가 배달 앱을 뒤적거리는 이유로 충분하다.

하지만 다들 쉬쉬하고 있던 이야기, 배달 음식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아픈 사실들을 우리는 직면해야 한다. 첫째는 방대한 양의 쓰레기다. 음식을 담는 일회용 용기 뿐 아니라 각종 소스 용기, 일회용 수저, 비닐봉지 등이 한 번의 주문으로 모두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배달 오토바이의 위험한 운전, 배달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요구 등이 공공연한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대학도 비슷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넘쳐나는 일회용 쓰레기와 남은 음식물이 뒤섞인 용기의 처리 문제, 교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배달 오토바이의 위험한 질주 등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우리가 진정한 배달의 민족이라면 지금처럼 배달 문화의 겉면만을 봐서는 안 된다. 배달 음식이 주는 행복은 누리고자 하면서 그 대가는 ‘나 몰라라’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교내 쓰레기 문제를 취재할 당시 잔반을 처리하지 않은 도시락이 일반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이런 문제는 지금도 교내 여러 건물에서 시시때때로 벌어지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의 ‘무법 질주’ 역시 그저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 이미 배달 음식이 일상이 된 지금 실효성 있는 규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진정한 배달의 민족이라면 그에 걸맞은 의식과 태도도 함께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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