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천만 개 사용되는 일회용 마스크, 환경파괴 심각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앞에 전 세계가 꼼짝 못 하는 가운데 효과적인 예방책으로 떠오른 게 있으니 바로 마스크다.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다. 하지만 KF94, KF80 등의 일회용 마스크 사용에 따라 폐마스크 발생이 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마스크가 사람은 살려도 환경을 죽인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루 2천만 개 연간 73억 개 마스크 사용·폐기돼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마스크 처리방안 관련 1차 정책제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평균 2~3일에 1개의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국민으로 환산하면 하루 2천만 개, 연간 73억 개의 마스크가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회용 마스크의 무게가 약 4g임을 고려하면 연간 2만 9300t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양의 마스크가 사용·폐기되는 것은 보건용 마스크가 일회용으로 생산돼 재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도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는 한 번 사용 후 버리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은 마스크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위험이 있는 데다가 마스크 자체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폐마스크 처리, 현재로서는 소각이나 매립하는 방법뿐

사용된 마스크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진다. 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돼 있는 마스크를 일반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처리하다 보니 여러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마스크의 필터 부분은 폴리프로필렌(PP), 귀걸이 부분은 폴리우레탄, 그리고 콧등 부분은 철심으로 만들어지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우레탄이다. 우리대학 환경공학부 김주식 교수는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우레탄을 소각할 때 공통적으로 많이 나오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라면서 “특히 폴리우레탄은 이산화탄소 외에도 아산화질소를 방출하는데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온실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폐마스크를 매립하는 것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땅에 묻힌 폐마스크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폴리프로필렌은 완전히 분해되는 데 10~20년이 걸리고 폴리우레탄은 100년까지도 걸린다고 알려지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고 전했다. 

기후변화와 친환경 관점에서 마스크 사용돼야

이처럼 마스크로 인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자 한편으로는 면 마스크, 삼베 마스크 등 다회용 마스크가 일회용 마스크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시판되는 대부분의 다회용 마스크는 비말 차단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현재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분류하고 있는 마스크는 보건용(KF94, KF80 등), 비말 차단용(KFAD), 수술용 마스크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권익위는 ‘일회용 마스크 친환경 사용 및 처리 방안’을 마련해 지난 4월 관계 부처에 정책 제안했다. 다회용 마스크가 의약외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도록 허가 심사 기준을 정비하고 친환경 소재의 마스크 제작과 유통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제안 내용에 포함됐다. 필터형 다회용 마스크는 마스크 본체에 일회용 필터를 장착해 사용하고 필터만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이다. 면 마스크 등에 비해 비말 차단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현재로서는 의약외품에 속하지 않는다. 필터형 다회용 마스크가 의약외품으로 인정돼 상용화되면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뿐 아니라 환경도 해치지 않아 방역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의약외품: 질병의 치료 및 예방과 관련된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정한 것


신현지 기자 
hghg9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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