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멈춘 지 약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소상공인들은 운영시간 단축은 물론 폐업까지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대학 신입생들은 동기들의 얼굴도 모른 채 1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백신 개발과 접종이 점차적으로 이뤄지며 최근 몇 달 사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에 대한 담론이 한창이다.
 
위드 코로나의 배경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나 싶더니 최근 며칠 사이 다시 2천 명을 웃돌고 있다. 완전한 종식이 불투명해지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지 오래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중대한 감염병으로 취급해 확진자를 격리 조치하고 신규 확진 억제에 전력을 다했다면 위드 코로나 체제 전환 이후에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일상적인 질병으로 여기게 된다.

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위드 코로나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 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되기도 하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증폭됐다. 우려 변이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성이 높거나 백신과 치료제 등의 유효성을 저하시키는 변이 바이러스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 속도가 빠르고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의 종식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위드 코로나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여론은 예견된 결과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국가에는 대표적으로 영국과 싱가포르가 있다. 영국은 성인 인구 75%가 백신 접종을 마친 7월 중순부터 영국 전역에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모임 인원 제한 등의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하고 스포츠 경기장 관중을 100% 허용하는 등 방역 정책을 대대적으로 완화시켰다. 또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하더라도 격리 조치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일일 확진자 수가 다시 4만 명을 돌파하며 영국 정부는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규제의 재도입보다는 노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접종 계획을 우선 성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의 80%가 넘는 사람들이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이는 인구 1백만 명 이상인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의 접종률이다. 싱가포르는 영국과 같은 전면적인 규제 해제가 아닌 단계적 완화를 시도했다. 사적 모임 인원을 2인으로 제한하다가 5인으로 확대했고 사무실 출근 또한 50%의 인원까지 허용했다. 백신 접종을 증명한 사람은 종교·체육·문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확진자 수는 위드 코로나 전환 후 지난 며칠 사이 최고로 많았지만 중증 환자는 매우 적었고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증에 그쳤다. 이에 싱가포르 보건부장관은 지난 9일 현지 브리핑에서 “현재 우리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있어 일일 확진자 수는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이제부터 일반 감염 사례 수치를 보고하기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를 위한 병원 수용 능력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위드 코로나,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나

현재 우리나라의 접종률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전국 1차 접종률은 64.6%에 달했고 완전 접종률은 39.1%로 40%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위드 코로나의 적용 시기를 묻는 질문에 “고령자 90% 이상, 성인 80% 이상의 백신 접종 이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10월 말까지는 최대한 완료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오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대한 기대가 모인다. 전환 후 대학교의 경우 대면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고 각종 스포츠 경기나 문화 행사 등을 즐길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대해 “위드 코로나의 정의가 불분명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조처가 아예 폐지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계하며 “위드 코로나 대신 필수적인 방역 조처를 병행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유빈 기자 
oyubin9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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