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보도부 정기자
김은정 보도부 정기자

중학교 2학년 때, 사회부 기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피노키오’를 보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었다. 대학 입학 후 기자라는 직업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학보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입사 후 느꼈던 감정들은 열정이나 정의감보다 절망과 열등감에 가까웠다. 한 호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템 회의 시간부터 기사를 마감하고 한 호를 발행하는 마무리 단계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참신한 아이템을 들고 오는 동기들을 보며, 수십 군데에 요청한 인터뷰를 거절당하며, 몇 번의 퇴고를 거쳤지만 여전히 고칠 곳이 많은 내 기사를 보며 나는 기자로서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학기의 신문사 활동을 마친 뒤 기자라는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학기 개강호였던 759호에서 학내 시설청소원을 취재하며 “내가 이래서 기자가 되고 싶었구나”를 깨달았다. 

취재 현장에서 느꼈던 것은 내가 기자를 꿈꿨던 이유인 ‘현장감’이었다. 시설청소원의 휴게실에서 그들과 나눴던 대화와 당시 느꼈던 감정들이 기사를 작성할 때도 많은 영향을 줬다. 전해 들은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적으니 기사가 술술 써졌다. 5번의 기사 발행 중 처음으로 마음에 든 기사였다. 기사 발행 이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독자들에게까지 닿았는지 학내 커뮤니티와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독자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기사를 발행한 이후 나에게 현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발로 뛰는 것이 몸은 고되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생생한 현장을 취재할 수 있다는 점과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나를 보도부 기자의 길로 이끌었다. 여전히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내 기사가 독자들에게 문제의식을 불러일으켜 우리대학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그만큼 가치 있는 기사를 발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독자들에게 약속한다.


김은정 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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