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기 독자위원회_ 제761호를 읽고

서울시립대신문 761호 기사 중 가장 좋았던 기사는 1면에 실린 “우리대학 ‘코로나 학번’ 57.3% 학교생활 만족 못해”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제목만 읽어도 기사 속 핵심 내용이 그대로 전해졌다. 구체적 수치를 인용한 지점과 핵심 답변을 뽑아낸 것이 모범적이다. 둘째, 여론면에 별도로 실렸지만 관련 인포그래픽이 친절히 제시됐다. 덕분에 전체 내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기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며칠을 꼬박 투입해 취재했는데 기사가 엎어지기도 하고 단 한 줄의 정보만 살아남기도 한다. 대학신문사 기자의 경우 학업과 신문사 업무를 병행하는 고충도 더해진다.  
여러 어려움에도 묵묵히 취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자들의 존재다. 문제는 독자들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보도된 기사를 천천히 정독하는 독자는 드물다. 대부분은 제목만, 좀 더 다수는 이미지 자료 혹은 기사 서두의 한 두 단락 정도 본다. 

서울시립대신문의 독자로서 아쉬운 지점도 이 부분이다. 1면 권한대행 선출 기사의 경우, ‘신호’의 공약을 표로 정리해서 한 눈에 전달되도록 할 수 있다. 5면 서울교통공사 적자 기사도 마찬가지다. 각종 그래프로 적자의 심각성을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6면과 7면의 ‘톱 기사’ 역시 간략한 이미지 자료만 사용했다. 복잡한 기사 내용에 비해 이미지 자료에 담긴 정보가 빈약하고 부차적이다. 기자들이 기사 쓰느라 하는 고생을 알기 때문에 이를 지적하기 조심스럽지만 독자들을 위해 좀 더 친절했으면 한다.

12면 대학로 기사는 독자의 눈을 끄는 콘텐츠였다. 기사를 위해 기자들이 많은 공을 들인 점이 느껴졌고, 적절한 이미지 자료를 사용해 기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문화면인 만큼 이미지 자료에 힘을 준 듯하다. 보도 및 여타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3면 학내 체육시설의 운영기준에 대해 지적한 기사는 제목과 내용이 별개 같다. 학내 체육시설의 불명확한 운영기준으로 학내에 불만이 제기됐다가 제목의 골자다. 이는 기사의 주된 내용이라기보다 출발점에 가깝다. 기사의 핵심은 학생들의 불만에 대한 학교의 해명이다. 바쁜 독자의 경우 ‘학생들이 학내 체육시설 운영기준이 불명확하다 느끼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다.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지점은 학내 체육시설이 재운영되기 위한 조건 등일 것이다. 거리두기 단계별 운영지침이 따로 마련돼 있는지, 있다면 내용은 어떤지 등을 함께 다뤘으면 독자들의 갈증을 좀 더 풀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주제넘지만 사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서울시립대신문 761호 사설은 정말 좋았다. 교내 확진자 발생에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추석 선물 전달 행사를 진행한 사실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실행가능한 대안을 제시한 부분도 훌륭했다. 다만 761호에서 해당 내용은 2면 ‘시대알리미’ 코너에서 재학생 목소리로 한 줄만 전달됐다. 신문에서 사설이 갖는 무게를 생각한다면 해당 이슈에는 보다 많은 분량이 할애돼야 했다. 


최진렬(행정 12, 현 주간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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