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 만큼 받고 싶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우리나라 산업화 시절의 도시 빈민의 모습을 여실히 반영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가난으로 처절한 고통을 받는다.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결국 난장이 아버지는 역설적이지만 목숨을 버림으로써 희망을 찾고자 한다. 실제로 1970년 11월 13일 이 땅의 노동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온몸을 산화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전태일 열사이다.

지난 14일 광화문에서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매년 전태일 열사의 기일에 맞추어 열리는 노동자들의 행사이다. 올해 노동자대회에서는 지난 2일에 통과된 ‘비정규직보호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IMF이후 정부는 노동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전 업종의 비정규직을 늘려왔다. 지금의 노동 시장은 전태일 열사의 시절과 다를 바 없다.

집회에 참가한 한 노동자는 “법대로라면 우리는 평생 3년 계약직 근로자로 살 수 밖에 없다. 이제 우리 노동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집회에 나서게 된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서는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야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것인가?’, ‘도대체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 등의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날리고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한결같이 열심히 일해 땀 흘린 만큼 받고 싶다고 말한다. 당연하고 소박한 소망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같이 당연한 것들이 무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현실을 바로 잡고자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잘못된 현실은 고쳐져야 한다. 일한 만큼 버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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