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은 개교 후 지금까지 전농캠퍼스를 중심으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농캠퍼스 부지는 서울 시내 대학 중 7번째로 커 넓은 편에 속하지만 그 중 절반은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녹지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하다. 이러한 전농캠퍼스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대학은 서울 곳곳에 멀티캠퍼스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은평캠퍼스 설립을 확정했다. 은평캠퍼스는 서울혁신파크 내에 교육·혁신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지는 캠퍼스다. 오는 2026년에 완공되며 교양교육부가 이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립대학이라는 특성을 가진 우리대학은 서울시 당국의 정책 결정 방향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혁신파크는 2015년 ‘사회혁신 생태계’를 목표로 사업을 시작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후 서울혁신파크 사업 목표를 ‘고품격 경제문화타운’으로 변경했다. 또한 서울시가 지난 10월 서울혁신파크의 운영을 문제 삼고 감사에 착수하면서 서울혁신파크 내에 위치하게 되는 은평캠퍼스의 설립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서울시 내부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은평캠퍼스 설립은 계속해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서울시의회 우리대학 주요 현안 보고에서 서순탁 총장은 은평 캠퍼스 추진 사업 현황을 묻는 기획경제위원회 이병도 위원의 질문에 “시장이 바뀌면서 은평캠퍼스 사업 실행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서울시와의 소통을 거치면서 은평캠퍼스 구축사업은 실행하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서순탁 총장은 “현재 기본구상을 다시 수립해서 새로운 상황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은평캠퍼스의 규모와 서울혁신파크에서 입주 위치 등 구체적인 계획은 이전안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실행이 구체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은평캠퍼스 설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대학은 을지로 세운상가와 용산에도 캠퍼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세운과 용산 캠퍼스는 우리대학 창업지원단이 운영하고 있다.

세운캠퍼스는 서울시 도시 재생 사업 ‘다시-세운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세운상가에 입주해 있고 현재 건축학과 일부 실습수업과 계절학기 일부 교양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대학은 세운캠퍼스 운영을 통해 메이커문화 확산과 도시재생사업에 기여하고 도시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청년들의 지역기반 창업거점 공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용산캠퍼스는 용산 원효전자 상가 2층과 3층에 입주해 있고 반도체나 바이오 등 유망산업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는 등 창업 인프라를 위한 장소로 조성돼 있다.

건립이 확정된 은평캠퍼스와 현재 운영 중인 세운과 용산 캠퍼스 외에도 우리대학은 서 울 곳곳에 캠퍼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이건 전 총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대학 설립 100주년을 맞아 중장기 발전계획을 설명하면서 “서울시립대 캠퍼스의 부지 중 절반이 녹지라서 더 이상 건물을 늘려갈 수 없다”며 “뉴욕 곳곳에 50개가 넘는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는 뉴욕주립대를 모델로 전농 캠퍼스를 메인캠퍼스로 하고 서울 동서남북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중소형 캠퍼스를 중장기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구상은 현재까지 계승돼 지난 6월 교수회 정기총회 주요업무보고에 서초와 영등포 등 서울 주요 거점 지역을 포함하는 멀티캠퍼스 조성계획 수립 추진 내용이 담겨 있다. 기획과 유진 멀티캠퍼스 담당자는 “서울시에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이 서울시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 생긴 유휴지에 대한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며 “우리대학은 이 유휴지에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구상단계이며 은평캠퍼스 외에는 건립이 확정된 캠퍼스는 없다”고 밝혔다.

전농캠퍼스의 만성적인 공간부족을 극복할 수있고 서울 곳곳에 지역 특색에 맞춘 캠퍼스를 늘려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면에서 멀티캠퍼스에 호의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회의적인 시각 역시 존재한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은평캠퍼스와 전농캠퍼스 간 물리적인 거리로 인한 이동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향후 멀티캠퍼스로 특정 단과대학이 이전된다면 학문의 다양성이 저하돼 학내 구성원 간 교류도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 (▶참고기사: 제754호 8면 「우리대학 제2캠퍼스 ‘은평캠퍼스’, 어디까지 왔나」

멀티캠퍼스에 대한 우려는 재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에서 은평캠퍼스로 교양교육부를 이전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서순탁 총장은 “현실적으로 은평으로 이전하려는 단과대학이 없다”며 “모든 과가 이전에 따른 부담을 공유한다는 전제 하에 1학년 교양교육부 이전을 결정했다”고 답한 바 있다. 멀티캠퍼스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학교 측은 학생과 교수를 포함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조율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상 수습기자 
uoschoi@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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