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익 보도부장
김정익 보도부장

우리 신문에는 각 지면 부장들이 퇴임 소감을 적을 코너가 없다. 이번 베리타스가 ‘마지막’일 것 같아 소회로 포장한 넋두리를 하고자 한다. 20학번인 기자는 입학 후 처음 한 활동이 신문사 지원이었다. 기자에 관심이 있었고 전문적으로 일하고 싶어 선택했다. 면접과 필기시험이 있었지만 운 좋게 입사해 수습기자를 거쳐 보도부 정기자가 됐고 이번 학기에는 보도부장으로 일했다. 학기 수로 계산하면 4학기 동안 활동했다. 4학기를 긴 시간이라 할 수 없고 실력이 여전히 부족해 부끄럽지만 현재 신문사 내 기자들 중에는 베테랑이다.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기자에게도 최근 ‘처음’ 경험해본 취재가 있다. 바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에서 주최한 20대 대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담회다.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 2명을 인터뷰한 경험은 있지만 방역 문제로 비대면 인터뷰를 했다. 이번 후보 간담회는 지난 17일에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사진기자와 공문, 자유 질문 등 준비할 것이 많았다. 보도부장으로서 우리 신문을 대표해 취재팀장을 맡았고 교육 분야 질문을 함께 만들고 논의했다. 그런데 함께 취재를 도와준 기자들이 궁금한 것을 팀장인 기자에게 질문을 했을 때 속 시원하게 답해주지 못하고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또다시 누군가에게 질문을 해야 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지난 762호에서 전 총학생회장의 횡령 사건 보도를 위해 특별취재단을 만들었을 때와는 또 달랐다.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어지는 많은 것이 낯설었던 취재였다.

앞으로도 ‘처음’은 계속 있을 것이다. 당장 기자가 퇴임하는 것도 내년 군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있어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처음처럼’을 항상 되뇌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부작용은 확실히 있다. 앞서 기자가 이번 학기에 쓴 두 번의 베리타스를 보면 기자를 소위 ‘워커홀릭’으로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 보도부장이라는 자리에서 교훈적 글을 써야한다는 부담 때문이었을지는 모르나 절대 워커홀릭이 아니다. 노는 것 특히 여행을 정말 좋아해 방학 때마다 국내로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오는 1월에도 친구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갈 예정이다. 세 번째 유럽 배낭여행이지만 처음인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다.

보도부장직을 내려놓고 여행을 다녀오면 한 살을 더 먹을 것이고 그다지 즐겁지 않을 날들이 기다릴 것이다. 처음이라 힘든 시간이 이어질 것이다. 여행의 설렘까지는 불가능하겠지만 힘들 때마다 주눅들지 말고 내가 다짐했던 ‘처음처럼’ 목표를 갖고 나아가보자. 궤변이라고 생각해도 괜찮다. 기자가 이 코너 제목처럼 지혜와 진리를 설파할 그릇이 안되니까. 부족한 그릇을 가진 기자는 다음과 같은 명언도 함께 되뇔 생각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신문사와 함께한 기자의 4학기는 이렇게 지나갔다. 


김정익 보도부장
cha6kim@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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