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등록금 올리기에 반대하는 서울시립대 학생들

6월 11일 등록금심의위원회는 내년 외국인 학부 신입생 등록금 100%, 외국인 대학원 신입생 등록금 20% 인상을 결정했다. 신입생들은 인상에 반발하지 못하고 유학생들은 내국인보다 반발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결정이다.

유학생들은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지 못해 내국인보다 부담이 크다. 내국인 학생과 똑같이 기숙사비나 월세, 생활비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미 많은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유학생은 아르바이트 직종과 시간을 제한받고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해 더욱 어려운 조건이다. 개인적 사정에 따른 가사휴학이 불가능해 휴학해서 돈을 버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올해 가입이 의무화된 건강보험료가 내년 월 5만 2천 원으로 인상되는 것도 유학생들의 걱정거리 중 하나다. 대학 당국은 이런 유학생들에게 부담을 더해 주려 한다.

대학 당국의 인상 명분 하나는 세입 감소다. 평생교육원과 한국어학당 운영이 어려웠고 방역으로 추가 지출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생들이 어떤 책임이 있는가.

게다가 인상 요인이 계속 발생한다는 당국의 강조는 내국인 등록금 인상도 염두에 두는 듯하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지금은 유학생신입생에게만 적용하는 등록금 인상이 향후 유학생 재학생에게 확대될 수도 있다.

당국이 제시하는 또 다른 명분은 더 좋은 교육 서비스다. 지금의 교육 환경에 학생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저렴한 학비탓이 아니라 서울시의 불안정한 재정 지원 때문이다.

2017년 서울시가 서울시립대에 지원한 예산은 735억 원이었으나 이듬해 583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2019년 취임한 서순탁 총장은 시 지원금을 10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 지원금은 그대로다.

2011년 반값등록금 투쟁으로 등록금이 동결되기 전까지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높아져 왔다. 그러나 그에 비례해 교육의 질이 좋아지지는않았다. 오히려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가 늘거나, 학생 1인당 도서구입비가 줄어드는 일도 있었다.

당국은 ‘총장에게 바란다’의 등록금 인상 항의 게시물에 ‘주요 대학이 유학생 등록금을 올린다, 다른 국공립대보다 낮다’고 답변했다. 바꿔 말하면 공립대인 시립대의 등록금 인상은 다른 대학들에도 인상의 좋은 핑계가 될 수 있다.

당국은 시립대가 서울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세금을 내지 않는 유학생이 등록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학생들도 한국에 세금을 낸다. 이 논리로는 서울시민이 아닌 학생들이 서울시민인 학생들과 같은 등록금을 내는 것을 방어할 수 없다. 이는 수익자부담 논리이기도 해서 끝까지 밀어붙이면 내국인 학생의 등록금도 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기 쉽다.

대학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학생들도 한국에서 취업을 목표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면 그 진정한 수혜자는 한국 사회고 때문에 개별 학생이 아닌 사회가 교육비를 부담해야 한다.

서울시립대학교 당국은 유학생 등록금 인상 말라. 서울시는 모두가 부담 없이 질 좋은 교육을 받도록 충분한 재정을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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