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일상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한 지 약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끝없는 확산세에 모두가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을 발표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강제성 있는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아 지난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이는 총 3단계로 이뤄지며 6주 간격으로 다음 단계의 적용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1단계의 인원 제한은 수도권의 경우 10명, 비수도권의 경우 12명으로 식당과 카페에서는 비접종자를 4명까지 허용한다. 다만 헬스장과 노래연습장 등의 시설은 접종증명 혹은 코로나19에 대한 음성 확인이 필요하며 이외의 시설은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출입 가능하다. 더불어 시설 혹은 가게의 운영시간에 제한이 있던 이전과는 달리 24시간 활동이 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운영에 직격탄을 맞았던 대학상권은 과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을까.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대학가를 돌아다니며 단계적 일상회복이 대학상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봤다.
 

▲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이전의 일상을 회복한 듯한 혜화의 모습
▲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이전의 일상을 회복한 듯한 혜화의 모습

낮에는 한산, 밤에는 왁자지껄

대학상권을 취재하기 위해 우리대학 주변을 돌아다니던 기자는 중앙로의 유동인구가 이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했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대학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점심시간에도 만석인 식당은 찾을 수 없었다. 일부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그 수가 적어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시간제한 완화 조치의 경우 저녁 9시 전후 문을 닫는 대부분의 식당에는 해당되지 않아 조치 이전과 이후에 별다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우리대학 후문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우리식당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과 달라진 점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큰 변화를 느낄 수 없던 낮과는 달리 노래방과 술집이 영업을 시작하는 시각이 되자 위드코로나 정책의 효력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낮에는 한적하던 식당도 조금씩 자리가 찼다. 인원규제와 시간제한이 풀리면서 수업 등 일정을 마치고 저녁약속을 잡는 경우가 많아져 대학 주변 상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우리대학 근처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새벽까지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완화된 인원제한으로 6명에서 8명 정도의 손님이 오는 경우가 제일 많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 식당과는 달리 사실상 오후에 영업을 시작하는 술집은 그동안 영업시간 제한으로 막중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며 “대부분 저녁까지만 운영하는 식당과 시간제한이 동일하게 적용돼 억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우리대학 근처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C씨 역시 “노래연습장은 식당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높은 위험시설로 분류돼 규제를 심하게 받아왔다”며 “너무 과하게 규제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이 많아보였을지 몰라도 영업정지를 당한 시간을 다 합치면 약 8개월 정도 된다”며 “지원금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고 노래연습장 월세와 생활비 등 수입 없이 빠져나간 금액에 비하면 남는 게 없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오후 6시 전에는 최대 4명까지가 각 방의 수용인원이었고 그마저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이용이 가능해 학생들이 거의 오지 않았다”며 “점차 인원제한이 풀리면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앞으로 손님이 더 많아지길 기대했다.

확산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나와

늦은 밤 우리대학 상권을 지나쳐 경희대에 다다르자 한층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경희대 골목의 한 술집에서 음주를 즐기고 있던 D(22) 씨는 “그동안 동기들과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없어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러 제한이 풀려 군대에 가기 전 대학생활을 조금은 즐기고 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대학 학우 E(21) 씨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면서 감염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언제까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사람들이 경각심을 잃어버릴까봐 걱정”이라는 의견을 냈다. 실제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자 이전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여행을 가거나 함께 자리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 당 확진 발생률이 지난달 넷째 주에는 23.47%였던 것에 비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이후인 이번 달 둘째 주에는 29.58%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주변 자영업자 “대면수업, 기대되면서도 걱정”

대학상권들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대학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학상권의 특성상 인터뷰를 진행한 모든 가게들은 입을 모아 “대면수업이 빨리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여러 제한이 풀리기는 했지만 대면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이상 대학상권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씨는 “홍대나 혜화처럼 사람들이 많이 가는 번화가는 영업이 거의 정상화됐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대면수업을 하지 않는 이상 대학상권은 계속해서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한 업주들은 대면수업을 바라면서도 학생들이 많아져 확진자가 다녀갈까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손님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밀접접촉자나 확진자가 다녀갈까 늘 걱정한다”며 “테이블 수를 줄이는 등 방역을 위해 노력해도 확진자가 다녀가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C씨 또한 “노래연습장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님이 나간 후 소독을 하는 등 열심히 방역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손님이 다녀가게 되면 자칫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마냥 안심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닐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등 개인적으로도 방역에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_ 유은수 기자 silveraqua@uos.ac.kr
사진_ 안가현 기자 worldisred052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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