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교육부는 정부의 일상회복 추진 기조에 따라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는 교육부의 ‘단계적 회복’과 ‘학생 학습권 보호’, ‘생활 속 방역 철저’라는 기본원칙 하에 방역지침 완화와 대학의 대면 활동 확대 계획이 담겨있다. 우리대학도 지난 4일 교육부의 발표에 맞춰 2학기 대면 수업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2학기 학사 운영 변경’을 공지했다.

현재 강의실 방역 수칙, 칸막이 설치 딜레마 있어

우리대학의 강의실 방역 수칙은 교육부의 방침을 따르고 있다. 이 수칙에 따라 모든 교내 구성원들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체온 측정을 거친 후 강의실에 입장해야 하며 강의실 내 취식은 금지된다. 또한 대면 수업 시 좌석이 있는 강의실은 칸막이가 설치된 경우 한 칸 띄우거나 칸막이 없이 두 칸 띄워야 한다. 그리고 이동식 좌석이 있는 강의실은 한 칸씩 좌석을 띄어 앉아야 하며 그 외의 강의실의 경우 6㎡ 당 1명까지 입장이 허용된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강의실에 설치된 칸막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칸막이가 설치돼 시야를 가리거나 책상이 좁아져 수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그 중 하나다. 또한 현행 수칙으로는 모든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거친 후 강의실에 입장할 수 있는데 칸막이를 설치할 이유가 있냐는 등 칸막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의실 내 칸막이 설치로 생기는 불편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칸막이가 설치된 강의실에서 시험을 감독했던 우리대학 교수 A씨는 “강의실에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시험시간 동안 학생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만약 시험시간 중 부정행위가 일어났다면 목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칸막이 설치로 생기는 불편사항에도 칸막이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현행 교육부의 방침대로 강의실에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는다면 더 적은 학생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명이 앉을 수 있는 책상 20개로 구성된 강의실의 경우 칸막이를 설치할 경우 최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은 경우 최대 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강의실 칸막이 설치 여부에 따라 20명의 수용 인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야 하는 수업들이 칸막이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겨울계절학기 이후 칸막이를 설치한 강의실의 경우 좌석을 띄어 앉지 않고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으면 한 칸씩 좌석을 띄어 앉도록 강의실 방역 관리 기준이 완화될 예정이다. 하지만 규제 완화에도 이와 같이 칸막이 설치 여부에 따른 강의실 수용 인원 차이로 인한 딜레마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패스 도입에 신중한 우리대학, 타 대학 사례는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오는 겨울계절학기 이후 학내 시설 이용에 백신패스를 권고해 백신 접종자의 학내 시설 이용 가능 범위가 확대된다. 백신패스는 백신 접종 증명서나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가진 사람에 한해 다중시설 이용을 허가하는 제도이다. 다만 오는 겨울계절학기의 경우 백신패스는 수업 참여에 대해서는 도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인하대는 ‘코로나 안심 캠퍼스’를 목표로 백신 인센티브와 백신패스 도입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라 인하대에서는 지난 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학내 시설 이용이 확대됐다. 또한 현재 교육부가 권고하고 있는 백신패스를 다음 해 1학기부터 전면 도입해 백신 접종 완료자와 PCR 음성확인서를 가진 학생들만 대면 수업 참여가 가능할 예정이다.

우리대학은 현재 백신패스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먼저 단계적 거리두기 이후 우리대학 강의실 방역 기준에 따르면 수강인원이 100명 이상인 수업의 경우 백신 미접종자는 최대 99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그 이상의 인원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강생이 100명 이상인 수업 37개 중 35개의 수업은 비대면으로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2개 수업도 미러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전면 대면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업은 없어 백신패스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15일 정부의 헬스장과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 백신패스 도입에 따라 우리대학 실내 테니스장과 골프연습장 등의 실내체육시설들은 이를 적용하고 있다.

전면 대면 수업을 앞둔 만큼 우리대학, 안전한 캠퍼스 조성 함께 가야

향후 우리대학의 백신패스 확대 계획에 대해 교무과 담당자는 “우리대학은 백신패스와 관련해 정부 정책에 따르고 있다”며 “우리대학 내 자체적인 백신패스 도입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학내 백신패스 도입이 학내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재학생 B(20) 씨는 “최근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갈등이 빚어진 것처럼 우리대학 내 백신패스 도입 시 백신 접종 여부로 학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우리대학은 오는 겨울계절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또한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다음 해 1학기부터 방역관리기준이 추가적으로 완화되고 전면 대면 수업이 예고된 상태다. 칸막이의 설치에 따른 수업의 질 제고와 강의실 수용인원 확대, 백신 패스 등 당면 과제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윤상 수습기자 
uoschoi@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