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을 하던 오토바이가 전농관 옆 파란 조끼를 입은 근로자들을 보고 속도를 줄인다. 이는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어 피해를 본다는 학생들의 민원 이후 우리대학 측에서 조치를 취한 결과이다(▶참고기사: 제759호 3면 「배달 오토바이 ‘무법 질주’에 단속은 무용지물」). 총무과 담당자는 “오토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 부착된 표지판과 게시된 현수막 수를 늘리고 근로자들을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며 “현재 동대문구청에서 지원을 받아 오토바이를 계도하는 근로자들을 배치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대문구청의 근로심화일자리를 통해 선발돼 우리대학에서 근무하게 된 근로자들은 교내로 출입하는 오토바이의 속도를 단속하고 인도로 통행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역할을 한다. 오전 조는 9시부터 13시까지, 오후 조는 13시부터 17시까지 오토바이가 주로 통행하는 전농관 옆 중앙로와 대학본부 건물 앞쪽에서 근무한다. 총무과 담당자는 “근로자들 덕에 속도를 준수하는 오토바이들이 현저히 늘었다”며 “이외에도 대학본부 앞, 인문학관, 21세기관, 정문 등에 안내판과 현수막을 부착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동대문구청의 근로심화일자리를 통해 우리대학에서 오토바이 단속인원으로 근무하는 B씨는 “학교로 들어오는 오토바이 대부분이 통제 지침을 잘 따르고 파란 조끼를 입은 단속인원들을 보면 속력을 줄인다”고 답했다. 18시부터 21시까지 오토바이를 통제하는 학생안심캠퍼스 봉사단 C씨 역시 “팻말을 들고 서 있으면 오토바이들이 인도로 다니는 것을 자제하며 과속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중앙로에 오토바이 통제를 위해 설치된 바리케이드
▲ 중앙로에 오토바이 통제를 위해 설치된 바리케이드

그러나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학교 측 단속 조치의 실효를 체감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우리대학 학생 61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우리대학이 하고 있는 노력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매우 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답변이 32.8%로 가장 많았다. 우리대학의 대처 이후 오토바이가 교내에 무단 침입하는 정도가 줄어들었냐는 질문에는 긍정 34.4%(매우 그렇다 9.8%, 그렇다 24.6%)와 부정 39.4%(매우 그렇지 않다 14.8%, 그렇지 않다 24.6%)로 집계됐다. 이는 오토바이 단속을 위한 우리대학의 노력을 학생들도 인지하고 있으나 효과는 크게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학생들은 설문을 통해 차단봉이나 방지턱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외에도 △배달음식 수령 장소 지정 △과태료 부과 △후문 출입 오토바이 적극 통제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방지턱 설치에 대해 오토바이 단속인원으로 근무하는 근로자 D씨 역시 “계도를 무시하고 인도로 통행하거나 과속을 하는 오토바이를 막기 위해서는 방지턱을 설치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 담당자는 “차단봉이나 방지턱 설치는 비용적 측면에 있어서 무리”라고 밝혔다. 대신 “현재 중앙로에 비치돼 있는 바리케이드를 더 설치할 예정이고 동대문구청에서 파견된 근로자들도 다음달 3일에서 24일까지 계약이 연장됐다”며 근로자 파견 연장 및 바리케이드 추가 설치라는 이중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현장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D씨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천막 설치 등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 앉아 있는 의자도 직접 요구해서 받아온 것”이라며 “차가운 의자에 놓을 방석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에서 없다고 대답해 집에서 가져오는 등 근무 환경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추운 날씨 속 오토바이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근로자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우리가 노력하고 있음을 인지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우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한 우리대학의 개선 노력이 앞으로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


글·사진_ 허향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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