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기 독자위원회_ 제764호를 읽고

“세상을 바꾸는 기사를 써라”라고 말하는 기자를 볼 때 드는 생각은 하나다. ‘자의식이 굉장하구나.’ 대개 기사가 사회를 바꿨다기보다 변화한 세상을 재빨리 반영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나 방향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것은 어떨까.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서울시립대신문 764호를 보며 ‘대학사회에 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구나’라고 생각한 이유도 비슷하다.

3면 ‘교직원 전화 응대 10명중 6명 불만’ 기사는 교직원의 전화 응대에 대한 학생 여론을 전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으로 교직원 전화 응대의 중요성이 커졌다. 서울시립대신문은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의 64.1%가 불만이 있다는 사실과 주된 이유가 불친절이라는 점을 포착했다. 숫자를 포함해 핵심을 전달한 제목 역시 깔끔했다. 교직원도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2면 ‘속도 늦추는 오토바이, 추가적인 개선 요구 여전히 존재해’ 기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당초 서울시립대신문은 759호에서 교내 오토바이 과속 문제를 전했다. 대학 측은 동대문구청과 협력해 감독 근로자를 배치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단속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는 차단봉, 방지턱 설치가 실효성이 있을 것이란 여론을 수집해 이를 추가로 전달했다. 변화를 이끌어낸 것도 훌륭했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추가 취재를 해 보도한 점은 더 좋았다. 

다만 두 보도에서 나타난 여론조사는 아쉬웠다. 대학신문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의 경우 현실적 어려움으로 표본 설계에 제한이 있다. 이는 ‘여론조사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았는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표본의 수를 최대한 늘리는 방식이 나름의 자구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화 응대 설문의 표본은 70명이었고 오토바이 과속 설문은 표본이 61명에 불과했다. 이번 기회에 여론조사에 대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점검해보자.

1면 ‘자과관 식당, 교직원 전용 아닌 ‘우리 모두의 식당’’ 기사는 자과관 식당 오픈 당시 교직원 전용으로 운영했던 사안을 보도했다. 대학 측은 “교직원들과 학생들의 생활권이 다르기 때문에 이용자를 구분해 분산하는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비슷한 의문을 가질 독자가 많다고 여겨지는 만큼 대학 측의 해명이 정당한지에 대한 추가 취재가 필요했다.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관련 사례, 방역수칙 전문가의 의견 등을 취재했다면 기사의 완결성이 높아졌을 것이다.

해당 아쉬움은 사설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됐다. 공지 방식, 대학 측의 해명이 석연치 않은 이유를 잘 짚었다. 이를 학생 복지 시설의 위축으로 확장한 지점도 좋았다. 다만 사설 내용이 좋았던 만큼 해당 부분이 기사에 제대로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학생 목소리 등을 담는 방식으로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서울시립대신문을 살펴보며 일반 기사보다 사설이 더 ‘좋은 기사’ 같다고 느낀 때가 여럿 있다. 기자들이 충분히 정당한 문제의식을 가졌지만 취재의 어려움, 기술적 문제, 주저함 등으로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다.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기사를 기대한다.


최진렬(행정 12, 현 주간동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