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행복 - 만원으로 하루 동안 서울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서울에서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짜서 소개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의미 있는 명소, 공공시설·서비스 등을 알리고자 합니다.

코스 선정 이유

해당 코스는 인당 약 1만원의 비용으로 서울숲과 마장동 일대, 청계천을 관람할 수 있다. 이 코스를 따르면 성동구의 명소를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자연을 둘러볼 수 있다. 걷기를 좋아하고 풍경 구경에 관심이 많다면 기자들이 다녀온 코스를 따라와 보길 권한다.

▶총시간: 약 4시간
▶총거리: 약 5km
▶총비용: 1만 9400원(2인)
- 닭백반(인당 7천원), 커피(인당 2700원)
 

▲ 서울숲 중앙광장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
▲ 서울숲 중앙광장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

이번 코스는 서울을 대표하는 공원인 서울숲에서 시작한다. 평소에 걷기를 좋아하는 기자들은 성동구의 명소인 서울숲부터 산책하기로 했다. 서울숲역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여러 컨테이너로 이뤄진 건물들이 보였다. 이곳은 ‘언더스탠드 에비뉴’라는 곳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일자리 창출 공간이다. 설명대로 청각 장애인이나 고령층이 운영하는 가게가 주를 이뤘다.
 

▲ 우리대학 작가들이 조각한 작품 ‘서울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Love Letter’
▲ 우리대학 작가들이 조각한 작품 ‘서울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Love Letter’

서울숲 내부로 들어갔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각공원에 있는 여러 조각물이었다. 그중에서도 여러 알파벳이 새겨진 조각상에 눈이 갔다. 이 작품은 ‘서울숲이 들려주는 이야기 Love Letter’라는 조각물로 우리대학 환경조각학과에서 만든 작품이었다. 우연히 눈에 띈 작품의 작가가 우리대학 학생들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서울숲 정중앙에는 군마상이 있었다. 과거 성동구는 ‘말의 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말이 유명했다. 그중에서도 현재 서울숲이 있는 위치는 과거 뚝섬경마장이었다. 지난 2005년 뚝섬경마장이 서울숲공원으로 바뀌었지만 과거의 자취를 남기고 기념하기 위해 군마상을 중앙에 설치해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목적지인 곤충식물원에 가기 위해 중앙광장을 지나쳤다. 주말이라 그런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많았다. 중앙광장을 거쳐 도착한 곤충식물원에는 다양한 동식물들이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갈라파고스 육지 거북이었다. 거대한 몸집을 가진 거북이 구석에 쪼그려 자는 모습이 덩치와 상반되게 느껴져 귀여웠다. 1층에는 곤충 표본실만 있고 제대로 된 곤충 전시는 2층부터 있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폐쇄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2층도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 ‘황귀닭곰탕 백반’의 대표 메뉴인 닭백반
▲ ‘황귀닭곰탕 백반’의 대표 메뉴인 닭백반

서울숲 관람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마장역으로 이동했다. 식사는 마장역 3번 출구 근처에 있는 ‘황귀닭곰탕 백반’에서 해결했다. 기자들은 닭백반을 시켜 먹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한번 놀라고 음식량에 두 번 놀랐다. 닭백숙, 닭곰탕, 소스, 양파 장아찌가 나오고 셀프코너에서 김치와 마늘종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닭백숙은 국물을 따로 줘 소스에 찍어 먹거나 국물에 말아 먹도록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 독특했다.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돌아다니느라 쌓인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 꽃담벽화마을의 골목마다 위치한 아름다운 벽화들
▲ 꽃담벽화마을의 골목마다 위치한 아름다운 벽화들

식사를 마치고 마장역 주변에 있는 꽃담벽화마을로 이동했다. 꽃담벽화마을은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마을의 재개발을 막기 위해 벽화를 그려 관광 장소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집집이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그 집은 실제로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이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가야 했지만 아름다운 벽화를 구경하며 가니 전혀 힘들지 않았다.
 

▲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걷는 청계천
▲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걷는 청계천

마장동 벽화마을을 둘러본 후 기자들은 청계천으로 향했다. 마장동 벽화마을에서 청계천까지 거리가 멀어 걷는 데 취미가 없다면 버스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청계천은 서울 한강의 지류로 조선 시대 한양이 도읍으로 정해진 이후 개천으로 불리다 일제강점기 청계천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일제강점기 이후 서울이 도시화되면서 청계천은 생활 오수와 빈민촌의 대명사가 됐다. 그러다 청계천은 지난 2005년 복원공사를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12월이 얼마 남지 않은 초겨울이었지만 오후가 되자 날씨가 풀리고 햇볕마저 따뜻해 청계천을 산책하기 더없이 좋았다. 여유롭게 청계천을 걷는 시민들과 함께 5분 정도 걸어가니 ‘청혼의 벽’이 있었다. 청혼의 벽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서울시설공단에서 신청자가 예약한 시간에 스크린에 영상이나 메세지를 상영해준다고 한다. 연말에 연인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청혼의 벽 프로그램을 신청해보길 바란다.

청혼의 벽을 지나쳐 걷다 보니 어느새 두물다리에 도착했다. 두물다리는 과거 청계천 지류가 합류되던 지점으로 두 개의 물이 만나는 다리라는 의미다. 다리 모양도 서로 만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기자들이 걸어간 청계천은 갑갑한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 청계천을 보며 여유롭게 즐긴 커피 한 잔
▲ 청계천을 보며 여유롭게 즐긴 커피 한 잔

꽤 긴 시간 청계천을 산책하다 잠시 휴식을 위해 카페에 들렀다. 카페에 도착한 기자들은 아이스와 핫 서로 다른 온도의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카페에 앉아 커피를 음미했다. 모처럼 찾아온 일요일 점심 커피 한 잔의 여유에 취한 채 오늘의 일정을 되돌아보고 담소를 나눈 후 마지막 목적지인 청계천박물관으로 출발했다.
 

▲ 옛 청계천의 모습을 보여주는 체험관
▲ 옛 청계천의 모습을 보여주는 체험관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에서 판자촌 체험관 첫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앞에서 만나볼 수 있고 관람료는 무료다. 청계천박물관은 지난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에 맞춰 개장했고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를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청계천박물관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박물관인 만큼 독특한 외관을 가졌는데 이를 통해 색다른 관람환경을 구축했다.

청계천박물관의 외부는 긴 유리 튜브 모습으로 설계됐는데 이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새로운 물길로 시민 곁에 돌아온 청계천의 물길을 상징한다. 청계천박물관 내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4층부터 관람하도록 설계됐다.
 

▲ 청계천의 역사가 담긴 청계천박물관
▲ 청계천의 역사가 담긴 청계천박물관

청계천박물관은 조선 시대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도시발전 과정에 따른 청계천의 변화를 중심으로 관람 공간을 만들었다. 청계천박물관은 독특한 설계를 통해 일반적인 박물관과 다르게 층이나 문을 통한 공간 분리 없이 경사로를 통해 한 번에 관람을 마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그로 인해 전시를 보는 와중 몰입에 방해받지 않고 청계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의 주제에 맞게 물 흐르듯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기자들은 청계천을 먼저 살펴본 후 청계천박물관을 둘러봤지만 청계천의 역사에 대해 더 잘 이해하려면 청계천박물관을 관람한 후 청계천을 걷는 방식을 추천한다. 우리대학과 성동구가 멀지 않은 만큼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성동구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서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발견해 보길 바란다.


글·사진_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최윤상 수습기자 uoschoi@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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