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시, 작

이제 이번 학기의 신문 발행 일정도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며칠 지나고 나면 올해도 다 가고 새로운 해가 찾아오겠죠. 그러면 저는 졸업을 앞둔 4학년이 됩니다. 모든 게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저의 지난날을 회고해 보려 합니다.

막 스무 살이 됐을 무렵 저는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고등학생에서 벗어나 처음 만끽했던 자유는 저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줬습니다. 정해진 교복이 아닌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으면서 직접 번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 꿈꿔왔던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당시 저는 앞으로 제 눈 앞에 펼쳐질 나날이 무척이나 기다려졌습니다. 잠들기 전 내일 어디서 무엇을 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정도니까요. 

이후 몇 번의 크고 작은 파도가 지나가고 이리저리 휩쓸려 저는 겁쟁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고 반복되다 보니 비관적인 생각이 저를 지배하게 됐습니다. 변호사가 되고 싶어 입학한 전적대에서는 로스쿨 입시가 무서워 도망쳤습니다. 이후 진학한 우리대학에서는 무엇이든 도전할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습니다. 

예전의 패기 넘쳤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저도 변해버린 제가 참 가엽고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지금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스무 살 초반의 제가 알게 되면 얼마나 실망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더 멋진 어른이 돼 있을 줄 알았으니까요. 

아마 당분간 이런 방황이 계속될 듯합니다. 이제는 사회에서 저의 자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리고 부딪치게 되겠죠. 다만 이 긴 여정 속에서 다음 두 가지는 꼭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괴로움에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나아갔던 윤동주 시인처럼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갈 것 그리고 하늘에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을 것.


신현지 기자 hghg98@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