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EW

취미란 무엇인가.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취미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는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자신을 달래고 행복을 누리기 위한 필수요소다. 그러나 기자는 “취미가 뭐야?”라는 질문에 항상 시원하게 대답해본 경험이 없다. 웹서핑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버리던 기자에게 취향과 취미를 소개해주는 ‘취향소개소’에 방문할 기회가 찾아왔다. 우리대학 후문에 있는 소셜 아지트 ‘오프사이트’에서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오프사이트에 도착하면 바리스타를 통해 문진표를 받게 된다. 초록 커튼 뒤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문진표의 질문에 따라 자신의 답변을 작성하면 된다. 문진표를 다 작성했다면 테이블에 놓인 종을 울린다. 경쾌한 종소리가 울리는 즉시 우측에 있었던 커튼이 걷히며 하얀 가운을 입은 ‘오프너’가 등장한다. 오프너는 문진표를 바탕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며 나의 유형을 파악한다. 그리고 ‘TOM’과 ‘JUN’ 등 6명의 유형 중 나와 맞는 유형을 선정해 취향을 소개해준다. 기자는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묵직한 탐구가 JUN형’이 나왔다.
 

▲ 취향소개소에서 취향처방전을 받는 기자의 모습
▲ 취향소개소에서 취향처방전을 받는 기자의 모습

JUN 성향의 사람에게는 취향에 맞게 생각의 환기를 돕는 레모네이드와 작업할 때 듣는 음악 장르로 LO-FI 음악을 추천해준다. 취향에 따라 처방된 음료를 주문하면 10% 할인이 적용돼 보다 저렴하게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처방되는 취미는 총 4가지인데 1회 투약량과 투약일을 정해줌으로써 어느 주기로 얼마나 즐기면 좋을지까지 섬세하게 제시한다. 기자는 △‘나’에 대해 정리해보기 △새로운 것 시도해보고 디깅해보기 △집에서 혼자 통기타 치기 △흥미로운 분야의 강연 듣거나 사람 찾아보기를 처방받았다.

시험 기간인 관계로 모든 취미를 시도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래서 두 가지 취미를 결합해 ‘나’를 디깅해보기로 했다. 디깅(digging)이란 발굴을 뜻하는 영어단어로 최근에는 하나의 주제에 몰입하고 탐구하는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사진을 모으거나 노래를 찾는 것, 알아보고 기록하는 방식 모두 디깅에 해당한다. 기자는 디깅노트를 정해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를 표현하는 수식어, 내가 행복했던 기억, 내가 좋아하는 것 등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문진표와 젤리가 함께 제공되는 취향처방전
▲ 문진표와 젤리가 함께 제공되는 취향처방전

취향소개소의 처방은 나와 비슷한 다른 사람의 취향과 취미를 추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100% 들어맞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생각지 못한 새로운 취미를 알게 됐다는 점에서 유익했다. 처방받은 취미를 시도해보며 남는 시간도 알차게 활용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오프사이트에서 진행한 취향소개소는 이벤트성 사업으로 현재는 종료된 상태다. 그러나 독자들도 다양한 취미를 찾아보고 시도해봄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발견하길 바란다.


글·사진_ 채효림 기자 chrim7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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