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의 발달로 종이 신문의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 속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대학생활이 지속되다보니 많은 대학의 학보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점점 등한시되는 학보사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학생 신문의 존재 이유를 돌아봤다. 또한 타 학보사 편집국장들을 취재하며 최근 신문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알아보고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변화하는 학생 신문의 모습에 대해 살펴봤다.

학생 신문의 존재 이유는

학생 신문의 핵심 기능은 학내 소식을 알리는 것이다. 실제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립대신문을 읽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95명 중 47.4%가 학생 신문을 보는 이유로 ‘학교 소식을 알고 싶어서’라고 답했다(▶참고기사: 제760호 11면 「서울시립대신문 열독률과 교내 인식조사」).

학교와 학생 자치기구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서울시립대신문 독자 서영광(경영 21) 씨는 “학생 신문은 외부의 입장에서 학생자치 활동을 감시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는 민주주의 관점에서 정말 중요하기에 학생들이 학생 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 꼽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 소식에 관심 갖지 않는 학생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의 영향으로 학생자치는 물론 학교 소식에 관한 관심 역시 확연히 줄었다. 자연히 학생 신문의 독자도 감소했다. 성대신문 강수민 편집국장은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일이 줄면서 종이 신문이 남는 현상이 지속돼 발행 부수를 절반으로 감축했다”며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인터넷 기사도 예외는 아니다. 연세춘추 이현진 편집국장은 “대면 수업이 이루어졌을 때와 비교해 인터넷 기사의 조회 수가 현저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연세춘추 홈페이지에는 1천 명 이상이 조회한 기사가 한 학기마다 적어도 10개 내외로 존재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과 활동이 축소된 이후 5개로 줄었다.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서 학보사는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는다. 강 편집국장은 “이전보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아 학내 소식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취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아 인터뷰이를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참여율도 비대면 수업 전환 이후 크게 감소했다”고 이야기했다.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흥미로운 학내 주제를 다루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새내기 배움터나 축제, 종강총회 등 다양한 행사로 아이템이 쏟아졌던 대면 시대와는 달리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학교생활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는 비대면 시대에 와서는 다룰 수 있는 아이템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대신문 지선향 편집국장은 “학보사를 운영하면서 아이템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고난”이라며 “특별히 학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지 않아 아이템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다”고 전했다.

비대면 시대 살아남기 위한 학생 신문의 변화

비대면 활동이 보편화되고 인터넷과 SNS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학보사들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종이 신문보다 SNS와 인터넷 기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에 맞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학생 신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자 노력 중이다. 지선향 편집국장은 “SNS를 통해 독자 참여형 이벤트를 시도하고 뉴미디어부를 활성화해 중대신문의 존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했다”며 “일례로 이번 학기에는 중대신문 기자들의 일주일을 담은 영상을 제작해 게시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중대신문은 중요한 사안이 일어났을 때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속보 기사를 올리는 등 비대면 상황에서 학내 소식을 알리는 기능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성대신문 역시 코로나19 상황 이후 뉴미디어부를 창설해 각종 장비를 구비하고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보다 전문화·다양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내년 중에는 유튜브 영상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종이 신문의 중요성도 잊어선 안 돼

독자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기 위해 인터넷신문과 SNS를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이 신문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우리대학에서 <미디어와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임병식 교수는 “흘러가는 전파매체가 속보성에 강점이 있다면 읽는 행위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인쇄매체는 사유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며 종이 신문의 강점을 설명했다. 

덧붙여 임 교수는 “학생 신문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길러주는 동시에 대학 캠퍼스라는 특정한 공동체 구성원 간 커뮤니티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신문을 통해 공통 관심사에 대해 토론하고 공감함으로써 편향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신문이 갖는 의미는 충분하다”며 학생 신문의 의의를 강조했다.


글·사진_ 채효림 기자
 chrim7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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