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공과대학과 도시과학대학 7개 학부과가 지난달 16일 교육부 산하 (사)한국공학교육인증원으로부터 2021년 공학교육인증을 획득했다. 공학교육인증제는 (사)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해당 전공을 이수한 졸업생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공학실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증해주는 인증제도다. 

인증받은 학부과는 공과대학의 △기계정보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컴퓨터과학부 △토목공학과 △화학공학과 5개와 도시과학대학 △건축학부(건축공학) △환경공학부 2개다. 그중 기계정보공학과와 환경공학부는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다른 5개 학부과도 ‘우수’ 등급을 받았다. 평가 결과에 대해 공학교육혁신센터 담당자는 “공학교육인증평가 결과는 대학별로 개별 통보하고 있어 대외비지만 최우수 등급은 대략 5%만 부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학교육인증기준에 따르면 인증받은 학부과는 수학과 실험을 포함한 기초과학 교과목뿐만 아니라 전공 교과목에서 설계와 실험·실습 교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하도록 편성돼야 한다. 설계교과목은 기초설계와 종합설계 교과목을 포함해야 하며 학습 성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교양 교과목 편성도 인증기준에 포함된다. 인증 학부과의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이 프로그램에 소속된다. 

그런데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교양 교과목인 ‘공학소양’이 프로그램 다양성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우리대학은 공학교육인증을 받기 위해 공학소양 교과목의 8학점 이상 이수를 규정하고 있다. 졸업요건인 글쓰기와 토론, 영어 수업 총 8학점에 추가로 공학교육인증기준에 따라 수학, 기초과학 실험, 컴퓨터 관련 교과목을 총 30학점 이상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데 공학소양 교과목까지 들어야 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원하는 교양수업을 충분히 들을 수 없는 것이 공학소양 교과목의 다양성 개선 요구의 이유 중 하나다. A(기계 20) 씨는 “공학인증 교과목 이외의 교과목을 수강하는데 부담되는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B(환공 19) 씨는 “가능하다면 들어야 하는 공학소양 교과목 개수나 학점을 줄이고 차라리 학년과 학기 제한 없이 전공필수 교과목을 늘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기준이 부담돼 인증 포기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인증 포기는 사유가 있으면 시행세칙에 따라 신청할 수 있다. 인증 포기에 대한 불이익은 없으며 일반 졸업 기준에 따라 교과목 이수를 하면 된다는 것이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설명이다. 하지만 에타에서는 “교수님과 상담 뒤 포기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유로운 선택에 있어 부담요소”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학교육인증을 받으면 국내 기업 그룹 및 계열사에 지원할 때 서류와 면접에서 우대를 받고 국제 공학교육인증 협의체인 워싱턴어코드에 가입된 21개 정회원국의 졸업생들과 법적·사회적으로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는다. 공학교육혁신센터에 따르면 최우수와 우수 평가 등급이 졸업생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 하지만 학생들은 인증 포기를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로 공학교육인증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대 기업이 많지 않아 인증 포기를 해도 취업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 학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A씨는 “국내 취업 시 공학교육인증의 우대를 체감하기 힘들며 해외 취업 시에도 도움은 되나 그리 큰 메리트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 중인 타 대학 공학계열 4학년 C(28) 씨도 “공학인증제도가 요즘 거의 폐지되는 추세인 것 같다”며 “아주 약간의 가산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굳이 할 필요는 없는 것이 그 이유”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공학교육혁신센터 담당자는 “산업체와 학생 모두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수요자 중심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공학계열 졸업생 평판도가 대내외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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