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교육부의 ‘고등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안내’ 발표 이후 대학 동아리방 개방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우리대학 인근의 경희대와 고려대는 10명 이하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동아리방과 연습실을 개방했다. 반면 한국외대는 “올해 중 동아리방과 연습실을 개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은 지난달 22일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에 따른 중앙동아리 준수사항’을 통보하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 확산 이후 전면 금지됐던 연습실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가했다.

우리대학의 변경된 동아리 방역 준수사항,
동아리방 열지 않을 것

지난달 22일 변경된 우리대학 동아리 방역 준수사항에 따르면 물품 구입, 대회 참가, 연습실 사용이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변경된 방역 준수사항 중 동아리방과 연습실 개방 여부가 학생들의 관심을 모았다. 교육부의 ‘고등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안내’에 따르면 강의실은 6m2 당 1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해당 안내에 근거해 우리대학은 백신 2차 접종자 10명 이하의 참여를 조건으로 학생회관 지하의 방음연습실, 마루연습실, 매트연습실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연습실 사용이 제한적으로 허가된 것과 달리 동아리방 사용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학생과 담당자는 “교육부의 강의실 방역 관리 기준에 따르면 한 동아리방 당 2명 정도의 인원을 수용할 수는 있으나 방역 당국의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수준을 고려해 개방을 검토하고 있어 현재 사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진형 동연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동아리방 크기가 모두 달라 같은 시간대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 차이가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개방되지 않은 학생회관 3층 동아리방
▲ 개방되지 않은 학생회관 3층 동아리방
▲ 개방된 학생회관 지하 연습실
▲ 개방된 학생회관 지하 연습실

연습실 개방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어려워

중앙 붓글씨 동아리 연묵회 권기나 회장은 “붓글씨 동아리 특성상 활동에 필요한 용품의 무게가 상당하고 관리와 뒤처리가 쉽지 않다 보니 코로나19 확산 이전 대부분의 활동이 동아리방 내에서 이뤄졌다”며 “동아리방 사용 금지 이후 붓글씨 연습과 전시회 개최를 비롯한 동아리 활동을 전면 중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변경된 동아리 방역 준수사항에 따른 연습실 개방에 대해서는 “연습실 사용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연습실로 붓글씨 용품을 나르기에는 현실적 무리가 있다”며 “동아리방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동아리들에 대해서는 동아리방 사용을 허가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앙 로봇 동아리 제틴(ZETIN) 권준호 회장은 “로봇 제작에 필요한 물품은 수백만원에 달해 개인이 구비할 수 없으므로 전적으로 동아리방 내 장비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동아리방 사용 금지 이후 로봇 제작이 불가능해져 20학번과 21학번은 로봇을 전혀 만들어보지 못했기에 후배들을 교육할 인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제틴은 후배 교육과 대회 참여를 위해 동아리방 사용이 불가피하다”며 동아리방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연 분과 동아리와 스포츠 분과 동아리도 연습실 개방만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앙 연극 동아리 극예술연구회 민선홍 회장은 “동아리방이 폐쇄되고 연습실 사용이 금지된 후부터 공연을 하지 못했다”며 “동아리방에 있는 고가의 연극 자재와 조명들을 관리할 수 없어 금전적인 손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민 회장은 “연습실 개방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동아리 대면 활동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라며 “외부 공간을 이용해도 좋으니 동아리 대면 활동을 허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앙 태권도 동아리 회오리 김남혁 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된 2학기부터 대면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연습실이 개방됐어도 변경된 동아리 방역 수칙에 따르면 땀 나는 운동, 겨루기, 기합이 금지돼 사실상 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과 담당자는 “기본 방역수칙과 실내 체육시설 방역지침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동아리방 개방 계획에 대한 질문에 한진형 비대위원장은 “동아리방 개방의 필요성을 느끼나 동아리방 개방은 학생과 소관”이라고 답했다. 학생과 담당자는 “방역 당국의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수준을 고려해 개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기나 회장은 변경된 우리대학 방역 준수사항에 대해 “연습실 개방만으로는 동아리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무조건적인 제약이나 형식적인 완화보다는 실질적으로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의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가현 기자 
worldisred0528@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