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지막 주 생활관 로비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택배가 쌓였다. 모든 호실에 개별적으로 택배를 배송할 수 없는 기숙사의 특성상 생활관은 무인택배함을 이용해오고 있다. 이용을 원치 않거나 무인택배함에 자리가 없는 경우에는 로비에 택배를 둔다. 문제는 로비에 있는 택배가 많아지면서 발생했다. 택배가 분실되거나 뒤바뀌는 등 본인의 택배를 찾기에 어려움이 발생한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로비에 택배가 많이 쌓이게 된 데에는 △무인택배함 자리 부족 △택배 물량 증가 △무인택배함 이용 관련 설문조사 결과 미공지로 인한 오해 발생이 복합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우리대학 무인택배함 업체 ‘이베이코리아’는 인수합병으로 인해 더 이상 무상 운영을 지원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28일 생활관 행정실에서는 생활관 거주생을 대상으로 무인택배함 철거 혹은 유상전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추후 결과를 공지하겠다는 안내와 달리 약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안내가 없어 무인택배함이 유상으로 전환됐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보관료 발생을 우려한 일부 학생들이 로비에 택배를 둬달라고 부탁하면서 로비의 택배 물량이 더욱 늘어나게 된 것이다. 생활관 행정실 담당자는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유상전환이 돼도 이용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거 이유에 대해서는 말해주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생활관 거주생 이채원(세무 20) 씨는 “설문조사 이후 별다른 안내가 없어 유상으로 전환된 줄 알고 있었다”며 “택배를 빨리 꺼내올 수 없는 경우에는 로비 보관을 요청하는데 택배가 이리저리 흩어져있어 찾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생활관에 택배를 배송하는 A씨는 “정리를 해서 놔둬도 택배를 찾기 위해 헤집어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인택배함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로비의 택배 물량 증가를 불러왔다. 생활관 무인택배함은 약 280개의 택배를 수용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가능한 택배함은 100개 남짓이다. 행정실 담당자는 “보관된 택배는 개인사유물이라 임의 처분이 어렵다”며 “보관료가 없어 악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몇 차례 정리를 한 적이 있으나 본인 택배를 건드렸다는 민원이 들어와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무상으로 운영되던 생활관 무인택배함은 철거가 확정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철거에 대한 대책과 일정은 아직 논의 중이다. A씨는 “무인택배함이 철거된다면 CCTV 수를 늘리거나 택배사별로 분류를 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며 “구체적인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가 되면 분실이나 혼란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유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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