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의 변 -
서울시립대신문 제63대 편집국장 권한대행 채효림

편집국장 권한대행 채효림
편집국장 권한대행 채효림

이실직고하자면 저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어두운 새내기였습니다. 비대면 수업이 결정되고 학교를 찾는 일은 한 달에 몇 번 남짓으로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 소식에 둔감했고 학생자치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학생자치의 필요성을 깨닫고 주목하게 된 것은 서울시립대신문 기자로서 활동하게 된 이후입니다. 

교내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제55대 총학생회 ‘열일’에서는 2019년에 1천만원에 가까운 빚을 남겼고 각 학부과, 단과대 학생회에서는 크고 작은 학생회비 유용이 일어났습니다. 기자가 아닌 평범한 학생으로 남았다면 몰랐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는 이유는 저처럼 무던한 학생이 많기 때문일 듯합니다.

기자가 된 후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지난 지금 편집국장의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저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는 국장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누구보다 예민하게 귀를 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겠습니다. 모두가 그냥 넘겼던 일에 문제를 제기하고 사실관계를 밝혀내겠습니다.

편집국장이 예민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지면에 실리는 모든 기사를 검토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 12면에 실리는 기사 속에서 오탈자나 거짓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둔하게 읽고 넘긴 국장의 과실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눈이 빠질 듯 아파 와도 한 문장, 한 단어,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모든 기사를 정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쉽게 납득하며 살아왔던 과거의 제 모습은 이제 보내줘야 할 때입니다. 무딘 날을 벼리고 날카로워지겠습니다.


서울시립대신문 제63대 편집국장 권한대행 채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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