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시GV

1987년 1월, 22살의 대학생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 사망한다. 치안본부 5처장 박처원은 국민의 분노를 우려해 시신을 재빠르게 화장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 하지만 시신 화장을 막고 부검을 지시한 최 검사, 고문치사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신성호 기자, 물고문 흔적을 잡아내고 부검 결과까지 얻어낸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 심장마비로 사인을 조작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황적준 박사까지. 이들 덕분에 사건은 세상에 드러난다. 

이렇게 영화 전반부는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알려지는 과정을 빠른 전개를 통해 보여준다. 후반부에서는 평범한 대학생 연희를 중심으로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6월 항쟁까지 이어지는 역사를 담아낸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경찰이 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덮기 위해 한 변명이다. 분노한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이는 6월 민주 항쟁의 불씨가 됐다. 영화 막바지에서 시위를 시작함과 동시에 건물에서 휴지가 쏟아져 내리는 부분이 이 영화의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6월 민주 항쟁은 영화에 이름이 등장하는 특별한 몇 명이 이뤄낸 것이 아니다. 최루탄 때문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라고 휴지를 던져주는 시민들이 시위대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1987’을 보려면? 넷플릭스, 왓챠
 ‘1987’과 비슷한 다른 영화는? 김군


이주현 기자 xuhyxxn@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