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 약 210명이 건국대학교 기숙사인 ‘쿨하우스’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생활치료센터로의 전환은 이번이 세 번째다. 시험 기간과 맞물려 학생들은 이사 준비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계 특별개관과 마찬가지로 쿨하우스가 동계 특별개관대체 숙소로 마련됐다. 기숙사에 거주하던 기자가 쿨하우스로 이동해 거주하며 느낀 점을 담아봤다.
 

▲ 건국대학교 쿨하우스의 모습
▲ 건국대학교 쿨하우스의 모습

본격 탐구, ‘쿨하우스’

쿨하우스는 총 네 개의 건물로 구성돼있다. 건물마다 세탁실과 전자레인지가 구비돼있어 이용이 수월했고 전체적으로 쾌적했다. 타대학 학생까지 수용 가능할 만큼 호실 수가 많다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

우리대학 기숙사와 쿨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는 택배 관리 측면에서 느껴졌다. 무인택배함을 이용해오고 있는 기숙사와 달리 쿨하우스는 각 건물에 상주하고 있는 관리실 담당자가 직접 택배를 관리하고 있었다. 장부를 작성해 택배보관소에 보관해둔 후 학생들이 찾아가는 방식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어 분실위험이 적고 택배 수령이 용이했다. 무인택배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택배들이 바닥에 놓이곤 하는 우리대학 기숙사와 다른 모습이었다. 

쿨하우스로 이주한 재학생 A(30) 씨 역시 “관리실 담당자가 택배를 관리해주는 점이 좋았다”며 “우리대학 기숙사는 택배들이 섞여 있어 찾기 어렵고 분실 가능성이 있었는데 쿨하우스는 택배가 장부에 적혀있고 분류도 잘 돼 있어 수령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관리실 담당자 B씨는 관리하는 것이 귀찮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귀찮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관리하지 않으면 택배가 방치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덧붙여 “오래 방치된 택배의 경우 행정실에서 따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대학 기숙사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하나밖에 없어 불만이 제기되곤 했는데 쿨하우스는 음식물 분리배출이 불가능해 불편이 더욱 컸다. 몇몇 학우는 음식물을 담은 통을 복도 쓰레기통 주변 바닥에 두고 가기도 했다. A씨는 “일반쓰레기통에 음식물을 버려 잔여물이 묻어있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며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난방 측면에서도 차이점이 존재했다. 쿨하우스는 출입 카드를 꽂아야만 난방이 들어와 귀가 후 방이 따뜻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대학의 경우 생활관은 중앙난방으로 라디에이터를, 국제학사는 보일러를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생활관은 온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는 없지만 훈훈함을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쿨하우스는 잠깐 외출하더라도 다시 보일러 온도를 높여야 해 번거로웠다.
 

▲ 쿨하우스 로비에 비치된 택배장부와 택배보관소 내부의 모습
▲ 쿨하우스 로비에 비치된 택배장부와 택배보관소 내부의 모습

여전히 미흡했던 이주관련 대처

그렇다면 우리대학은 쿨하우스에 살게 된 학생들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을까. 기숙사 행정실은 기숙사에서 쿨하우스로 이주하는 학생들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우리대학과 쿨하우스를 오가는 셔틀을 운영했다. 기자 역시 셔틀버스를 자주 이용하면서 이주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셔틀이 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곤란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특히 행정실 운영시간 이전에 출발하는 첫차의 경우 문제가 생길 시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셔틀을 이용하고자 했던 학우들이 1시간 넘도록 기다리는 일이 있었다. 

이후 셔틀버스 회사 측에서 증빙서류를 통해 택시비 등을 보상해주기는 했으나 끝내 셔틀버스 회사의 연락처 등을 공유하지 않아 또다시 지연이 일어났을 때도 대처가 늦어졌다. 이전과 비교해 많은 부분이 나아진 대체 숙소에서의 생활이었지만 개선돼야 할 사항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우리대학 기숙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학 기간 매번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돼왔다. 타대학 기숙사에 거주해보는 것은 분명 새로운 경험이지만 한 달 간의 타대학 살이가 마냥 편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기자는 쿨하우스에 거주하며 두 기숙사의 장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당연하다고 여겨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 쿨하우스의 경우 호실마다 냉장고가 비치돼있는 것, 건조기의 먼지를 쓰레기통에 털지 않고 먼지흡입기가 빨아들이도록 돼있는 것 등. 우리대학 기숙사도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여러 측면을 보완한다면 더욱 편리한 생활을 가능케 하지 않을까.


글사진_ 유은수 기자 silveraqua@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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