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시립대광장’을 통해 2021학년도 2학기 정기 감사 결과가 공고됐다. 감점 10점 이상으로 주의를 받은 학과는 도시공학과(16점), 조경학과(12점), 철학과(10점)였다. 감점 20점 이상으로 경고를 받은 학과는 없었다. 1학기 정기 감사에서 감점 20점 이상으로 화학공학과(34점), 기계정보공학과(31점), 환경조각학과(25점), 도시공학과(21점)가 경고 처분을 받은 것과 비교해 개선된 결과였다. 그러나 철학과의 감점 10점이 ‘2020학년도 학생회장의 오용 9건’으로 인한 감점이었다는 점은 타 학과의 감점 요소가 영수증이나 감사 자료 미비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감사 결과 2020학년도 제27대 철학과 학생회장(이하 27대 학생회장)이 지난해 10월 15일부터 11월 21일까지 총 9회에 걸쳐 학생회비 12만 6600원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금액은 카카오페이를 통한 8건의 택시비 결제와 카카오 결제 1건으로 발생했다. 이는 개인 목적에 의한 학생회비 사용과 추후 사비 충당을 통한 명백한 유용으로 감사기준안에 따라 감사위원회가 대의원회에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9건의 결제는 유용이 아닌 오용으로 처리됐다. 이진서 감사위원장은 “2021학년도 정기 감사 전 철학과 학생회에서 전액 환급을 받았고 27대 학생회장의 실수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며 “당시 학생회 소속이 아닌 자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2021학년도 철학과 학생회에 묻는 것은 옳지 않다는 회의 결과에 따라 유용이 아닌 오용으로 처리했다”고 답했다.

9건의 오용은 2022학년도 제29대 철학과 학생회장(이하 29대 학생회장)이 지난해 12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하며 인수인계를 받는 과정에서 발견 후, 지난해 12월 3일 전액 환급됐다. 29대 학생회장은 “수령한 이용대금명세서를 확인하던 중 과거법인카드이용내역에 해당 결제 내역이 있는 것을 발견해 전임회장이 27대 학생회장에게 환급과 카드 등록 해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2021학년도 제28대 철학과 학생회장은 “실물 카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외의 방식으로 결제가 발생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오용 발생기간에 중간고사 간식 행사로 학생회비를 사용한 적이 있으나 오용 사실을 몰랐던 것에 대해 “명세서를 받는 주소가 학과사무실로 돼있고 결제를 무통장 입금으로 했기 때문에 통장 잔고 내역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27대 학생회장은 “유용할 의도는 없었다”며 “임기 중 행사 준비 과정에서 카카오페이에 카드를 연결한 후 해지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실수임을 주장했다.

이 같은 오용 사례는 철학과만의 일이 아니다. 2021학년도 1학기 정기 감사 결과 공간정보공학과에서도 카카오페이를 통한 택시비 결제 1건의 학생회비 오용이 있었다. 이진서 감사위원장은 “실수로 인한 오용은 학생회비 집행기구에서 조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올해부터 각 자치기구의 감사 준비를 돕기 위한 감사교육을 할 예정으로 과거 사례를 통해 학생회비 사용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e0623j@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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