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시, 작

기자의 20대 시작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목표한 대학에 진학할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작된 기자의 재수 생활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기숙학원에 들어갔기 때문에 인터넷 없이 종일 공부만 했고, 휴가도 달에 한 번 정도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하루 평균 13시간 넘게 공부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졌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나 혼자 뒤처져 있다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에 들어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 나만 제자리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더 열심히 했으면 지금 이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항상 힘이 돼주었던 건 부모님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고통을 같이하기 위해 금연을 선택하셨고, 어머니는 매주 절에 방문해 제 성적 향상과 목표 성취를 위해 108배를 하셨습니다. 제가 보고 싶다고 하면 언제든 그 먼 거리를 달려오셨고, 먹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항상 사다 주셨습니다.

보통은 이 시를 만주 유랑민의 비극적인 삶에 빗대 해석하지만 저는 남들과 다르게 해석합니다. 작 중 여인은 죽은 딸을 위해 여승이 되기로 합니다. 딸의 죽음에 슬퍼하며 죽은 딸과 고통을 함께할 정도로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죠.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여승처럼 저를 위해 절을 하시는 어머니와 고통을 함께해주는 아버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여러분도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곁에서 항상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신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