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AEW

모자의 용도는 다양하다. 1교시 수업이 있는 날 늦잠을 자는 바람에 씻지 못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기도 하지만 오로지 멋을 위해 쓰기도 한다. 여름에는 햇빛을 가리는 챙이 길고 넓은 모자를 쓰고, 겨울에는 칼바람을 차단하는 털 달린 모자를 쓴다. 기자가 가진 모자들은 네 가지 쓰임새를 모두 만족한다. 그만큼 종류와 개수가 많다는 뜻이다.

▲ 노란색 캡 모자를 착용한 기자의 모습
▲ 노란색 캡 모자를 착용한 기자의 모습

첫 번째로 소개할 모자는 ‘캡(cap)’이라 불리는 챙이 길고 둥글게 휘어진 모자다. 모두가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대중적인 스타일의 모자로 다르게는 야구 모자(ball cap)라고도 부른다. 1860년에 미국 야구 아마추어 리그 팀 ‘브루클린 엑셀시어스’가 쓰기 시작한 데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당시 엑셀시어스의 모자는 햇빛을 피해 선수의 시야를 확보할 목적으로 제작돼 오늘날의 캡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브루클린 스타일’ 캡은 1900년을 기점으로 메이저리그 팀에 퍼졌고 이후 야구가 미국의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야구 모자 또한 보편적인 패션 아이템이 됐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어느 곳에서나 쉽게 살 수 있기에 기자가 소유한 모자 중에서도 캡이 가장 많았는데, 세어 본 결과 총 12개였다. 무난하게 쓸 수 있는 검은색 모자는 3개나 있었고 이외에도 △회색 스웨이드 △노란색 청 △갈색 면 △옅은 황토색 면 등 색깔과 재질이 다양했다.

흔히 모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캡이지만 △비니(beanie) △버킷햇(bucket hat) △베레모(beret) △페도라(fedora) △스냅백(snapback) 등 수많은 종류가 있다. 그중 기자가 캡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바로 비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으로부터 귀를 덮어줄 뿐만 아니라 시야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한여름을 제외하면 언제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버킷햇은 시야를 가릴 만큼 챙이 내려와 있지만 그만큼 햇빛을 피하는 데 효과적이고 얼굴을 충분히 가릴 수 있어 필요에 따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버킷햇과 마스크만 있다면 이목구비를 전부 숨길 수 있다. 실제로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 행색을 한 이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기자는 버킷햇을 종류별로 3개 가지고 있는데 막상 쓰고 보니 시야를 가리는 게 불편해 집 앞에 마실을 나가거나 잠시간 산책을 할 때 말고는 잘 쓰지 않는다.

대부분의 모자를 가지고 있지만 유일하게 기자에게 없는 것이 바로 베레모인데, 다가오는 봄에 대비해 하나 정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두고 수집가의 면모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쓸데없는 욕심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이번 시리뷰를 통해 이미 가진 것들을 잘 활용하거나 중고거래를 통해 개수를 줄임으로써 효율적인 소비를 해야겠다고 지키지 못할 결심을 다진다.


글·사진_ 오유빈 기자 oyubin9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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