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기자는 이번 학기 휴학을 한 후 오랜 꿈이었던 연극 연출에 도전했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자작마루에 머물며 기사에 담지 못했던 기자의 사견을 연극으로 풀어냈다. 모든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올랐다. 나의 기사만 책임지면 문제가 없는 정기자와는 달랐다. 막중한 부담감을 안은 채 온갖 몸과 마음의 병을 달고 산 시간이었다.

신문사 병행도 만병의 근원이었다. 연습 초기만 해도 연습이 끝나고 기사를 쓰면 된다는 마음이었지만 큰 착각이었다. 인터뷰 없이는 기사를 쓸 수 없었다. 새벽에 이십여 통씩 메일을 보내도 인터뷰 성사가 되지 않았다. 기사의 질이 낮아질 때마다 무력감을 느꼈다. 종일 벅찰 만큼 기자를 필요로 하는 집단에 있다 새벽에 혼자 기사를 쓸 때면 이곳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프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때 신문사 기자들이 손을 뻗어줬다. 취재와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기자를 배려해 기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준 것이다. 그렇게 기자는 지난 17일 총학생회 공청회에 방문하는 대신 녹취록을 풀고 기사를 작성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보니 신기하게도 기자들의 목소리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왔다. 또박또박 질문하는 기자들의 목소리를 받아적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기사는 혼자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입사 이후 어떤 기사도 혼자 작성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문사 활동은 나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매진한 첫 공연을 망친 후 눈물을 꾹 참고 밖으로 나오는데 기자들이 꽃다발과 케이크를 들고 활짝 웃고 있었다. 회의 때 질리도록 본 얼굴과 목소리들이 공연진 못지않게 사랑스러웠다. 그들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신문사와 연극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고 기자의 오랜 꿈을 위해 도와준 기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가현아, 은수야, 고생 많았다. 이제 신문사의 품으로 와.”


안가현 문화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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