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이 20만 점 이상 전시돼있고 6층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넓은 미술관 속 유난히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단 하나의 작품을 보기 위해 길게 줄 서는 걸 마다하지 않습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화가 일을 시작한 고흐는 고갱과 프랑스 아를에서 동거하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둘의 예술관은 정반대였기 때문에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더 이상 스트레스를 참지 못한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르는 기이한 행동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자 고흐는 생 레미 요양원에 들어가 다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은 이때 탄생한 작품입니다.

고흐는 밤하늘을 보면서 그리는 대신 상상만으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자신이 밤 풍경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했던 코발트블루를 배경으로 칠하고 화폭에 흰색 튜브 물감을 짜서 하이라이트 효과를 줬습니다. 칠하는 과정도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붓으로 칠하는 것을 넘어서 붓의 자루나 갈대로 표면을 긁어내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하늘은 굽이치고 있지만 하단의 마을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이는 고흐의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보여줍니다. 작품 왼쪽 죽은 듯이 서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는 고흐의 죽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 고흐가 작품을 완성하고 동생인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쓴 말입니다. 고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려 나가야 함을 전하는 작품, 별이 빛나는 밤이었습니다.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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