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EW

“조금은 지쳐있었나봐 쫓기는 듯한 내 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경춘선을 노래한 ‘춘천가는 기차’의 첫 구절이다. 

정신없던 금요일을 보내며 조금은 지쳐있었던 기자 역시 토요일 아침 ‘춘천가는 기차’ 경춘선에 올라탔다. 1시간 정도 달리자 강촌역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춘천’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닭갈비를 먹었다. 춘천에서 먹은 닭갈비는 기대만큼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적어 아쉬웠다. 닭갈비와 함께 막국수를 곁들여 먹길 바란다. 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인 서울시립대 강촌수련원 글램핑장에 가기 전, 강촌역 인근 마트에 먼저 들렸다. 무겁게 짐을 들고 오지 말고 여행지 근처에서 장을 보자는 생각이었다. 방문한 마트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물건도 다양했고 무엇보다 물건을 사면 승합차로 강촌수련원까지 물건과 함께 태워다 준다는 이점이 있었다.
 

▲ 마트에서 30만원 가까이 장을 봤다
▲ 마트에서 30만원 가까이 장을 봤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간 글램핑장은 일행 모두가 감탄할 정도로 깔끔했고 새것 같았다. 안쪽 방에는 요와 침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스마트 스피커와 개별 화장실 부스까지 설치돼 있었다. 바깥방에는 조리도구인 전기밥솥과 인덕션부터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까지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가져온 비눗방울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강촌수련원 입구에 위치한 운동장에서 축구, 농구, 배드민턴, 탁구를 하며 올림픽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운동하기도 했다. 공이나 탁구채 같은 운동기구들은 수련원 내부에 비치돼 있어 따로 들고 올 필요는 없었다. 어느덧 배가 고파진 기자와 일행은 글램핑장으로 돌아와 불을 피울 준비를 했다. 30분에 가까운 혈투 속에서도 불이 쉽사리 피워지지 않아 당황했다. 이럴 때 직원분께 말씀드리면 친절하게 불을 피워주신다. 또한 조금씩 장작을 넣어야 불을 피울 수 있다는 팁을 주시기도 했다.
 

▲ 조명과 함께해 더 낭만적이었던 글램핑장
▲ 조명과 함께해 더 낭만적이었던 글램핑장

직원분의 도움 덕분에 불을 피워 마트에서 바리바리 사 온 음식을 먹었다. 고기를 석쇠에 굽고 김치찌개를 끓여 먹으며 허기진 배를 가득 채웠다. 밥을 먹고 남아있는 모닥불을 보며 ‘불멍’을 시작했다. 제대로 불멍을 즐기기 위해 가루를 넣으면 불의 색깔이 초록색이나 주황색으로 바뀌는 ‘오로라 가루’와 긴 막대 모양의 폭죽인 ‘스파클라’를 미리 준비해왔다. 형형 색깔의 불빛은 더 다채로운 ‘불멍’을 선사했다. 거기다 캠프파이어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인 군고구마와 마시멜로를 곁들였다. 불멍에 빠져있던 도중에 비가 와 긴급히 글램핑장 안으로 대피하긴 했지만 돌이켜보니 오히려 낭만적이었다. 빗소리와 함께 글램핑장 안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자 어느덧 아침이 왔다. 
 

▲ ‘오로라 가루’로 만든 형형색색의 불꽃들
▲ ‘오로라 가루’로 만든 형형색색의 불꽃들

올 때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강촌수련원에서는 백양리역까지 전용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백양리역까지 가는 전용버스는 오전 11시에 출발한다. 강촌수련원 글램핑장은 일반 객실 재학생 할인 가격이 7만원인데 반해 재학생 할인이 없고,비수기 주말 이용가격이 18만원으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다. 그래도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었고 시설 또한 만족스러웠다. 최고의 글램핑장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글·사진_ 최윤상 기자
uoschoi@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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