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푸르른 봄철 ‘청춘’. 누군가는 청춘을 고즈넉하고 낭만적인 ‘밤산책’이라 말했다. 우리대학 중앙로를 걷던 누군가는 청춘을 ‘모순’이라 칭했다. 가장 빛나는 시기임에도 정작 본인은 모르기 때문이다. 두 호에 걸쳐 저마다의 자리에서 청춘을 보내고 있는 4인을 만나봤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당신의 봄에도 푸른 새싹이 돋아나길 소망한다.   - 편집자주 -
▲ 우리대학 캠퍼스와 대학로에서 만난 이들이 생각하는 청춘의 의미 / 사진_ 김은정 기자, 정시연 기자
▲ 우리대학 캠퍼스와 대학로에서 만난 이들이 생각하는 청춘의 의미 /
사진_ 김은정 기자, 정시연 기자

당신의 ‘청춘’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저는 ‘자료 조사 단계’라고 말하고 싶어요. 연구를 진행할 때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 조사를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청춘은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여러 경험 자료를 모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자료 조사 단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겠죠. 처음에는 얻은 것을 위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잃어버린 것은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얻은 것만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잃은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일을 하면서 청춘을 보내고 있나요?
2022학년도 1학기에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교환학생을 가겠다는 결심을 했을 당시에는 큰 생각이 없었어요. 좋게 말하면 용감했던 거고, 나쁘게 말하면 무모했던 거라고 할 수 있겠죠.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국가를 선택할 때 핀란드 작가가 그리는 ‘무민’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고 겨울도 좋아하니까 핀란드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낯선 환경에서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에 걱정보단 호기심으로 막연한 선택을 했죠. 다른 사람들은 교환학생의 목적을 여행이나 공부라고 하는데 저는 ‘살기’가 목적이었어요. 그래서 핀란드에서 처음으로 자취다운 자취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핀란드에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사실 이곳 생활이 정말 잘 맞아요. 옛날에 한국에서 자취할 때는 요리를 거의 안 했어요. 여기서도 그럴 줄 알았는데 시간적 여유도 많고 룸메이트 친구가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자주 만들어 먹어요. 뿌듯하고 재밌더라고요. 밥을 짓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여행을 다니는 것보다 평소에 가던 길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사진을 찍거나 도서관을 가는 것, 산책하러 호수에 가는 것, 스케이트를 타는 것 등 이곳에 산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한번은 동네에서 열리는 스키 축제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불꽃놀이를 보고 있었어요. 그때 옆에 계시던 핀란드 아저씨랑 친해져서 집으로 초대를 받았어요. 아저씨 가족들과 함께 저녁도 먹고 이런저런 말씀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서 같이 사는 대만 친구와 한국 음식과 타이완 음식을 해드렸어요. 아저씨뿐 아니라 사람들이 모두 따뜻해요.

교환학생을 하며 얻은 교훈이나 느낀 점이 있나요?
흔한 말이지만 그냥 하라고들 하잖아요.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라고. 그게 정말 맞는 것 같아요.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붙잡고 스트레스받기보다 뭐라도 검색해보고, 뭐라도 일단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항상 망각한단 말이죠. 근데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또 망각하겠지만 계속 되새겨야죠.
 

▲ 스웨덴에서 오로라를 구경 중인 김유빈 씨와 친구들
▲ 스웨덴에서 오로라를 구경 중인 김유빈 씨와 친구들

같이 사는 룸메이트 친구가 해준 말인데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것은 없다’라는 교훈도 얻었어요. 핀란드에 오기 전에 준비가 미흡했어요. 그래서 핀란드에 온 후로 주변 사람들보다 의사소통을 현저히 못 하는 제 모습에 ‘올 준비가 안 됐는데 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반면 룸메이트는 항상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것 같아서 좌우명을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저 말을 해주더라고요. 준비가 안 된 상태라는 것은 없고 일단 시작하고 걱정을 하라고요. 너무 제 상황에 맞는 말을 해줘서 마음에 딱 꽂혔어요.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환학생을 간다고 했을 때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특별한 경험을 하는 거다. 멋지다. 부럽다.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교환학생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게 내키지만은 않았어요. 특별하고 좋은 경험인 건 맞지만 교환학생 이전의 삶이나 생활들은 특별하거나 좋았던 경험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아서요. 청춘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제 삶은 정말 길고 청춘이라고 하면 100세 인생에서  극 초반인 거잖아요. 그러니깐 청춘에 많은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기회가 많은 시기인 만큼 절망을 경험할 일도 많다는 뜻이잖아요. 청춘이라는 시기에 경험하는 모든 일이 플러스가 되지 않더라도,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의미 없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청춘들에게 ‘삶에서 많은 자료를 조사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김은정 기자 e0623j@uos.ac.kr
사진제공_ 김유빈
 

당신의 청춘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청춘은 ‘모험’이죠. 청춘은 너무 어리지도 너무 나이 들지도 않은 중간의 젊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앞뒤 재지 않고 위험한 모험을 할 수 있죠. 제가 도전하는 창업도 모험의 일환이에요. 졸업하고 창업하라는 충고를 많이 들었는데 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시라도 빨리 창업하고 싶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선택한 것이죠. 다만 창업은 궁극적 목적인 ‘성공’을 위한 단계에요. 

성공을 목적으로 세운 이유가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야망이 컸어요.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했답니다. 제게 성공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상태’인데요. 창업은 성공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되는 단계인 셈이에요. 억눌리지 않고 성공해서 갖고 싶은 것은 다 갖고 하고 싶은 것 모두 다 하고 싶어요.

모험에 꾸준히 도전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성격. 이번 창업 준비 전에 ‘예비 창업 패키지’에 뛰어들어 1년 반을 투자하고 실패했어요. 그렇지만 후회하지 않아요. 사업계획서 쓰는 법, 발표하는 법, 서류 쓰는 법 등을 배웠기 때문이에요. 창업도 힘들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얻은 게 많았어요. 창업 준비하며 영업 신고, 소품 및 도구 구입, 회계 정리 등을 몸으로 부딪치며 배웠죠. 다른 가게에 들어갈 때마다 인테리어, 영업 방식, 매대 진열을 살펴보며 경영학적 관점에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항상 무언가에 도전할 때 뭔가를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아요. 
 

▲ ‘플로루스’에서 판매될 비건 쿠키와 김민지 씨가 제작한 비건 케이크
▲ ‘플로루스’에서 판매될 비건 쿠키와 김민지 씨가 제작한 비건 케이크

창업 준비 과정이 어땠나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브랜드의 신념과 가치’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거든요. 아주 뛰어난 브랜드를 참고하거나, 자신이 사회에 전달하고 싶었던 가치를 담는 방법이 있어요. 그리고 브랜드 핵심 컬러, 핵심 이념, 시그니처 제품 등을 생각해야 하죠. 그다음에는 구체적으로 자료를 수집했어요. 타인의 창업 단계, 사업계획서 작성, 앞으로 단계 계획 등….
사실 창업 선배와 전문가의 도움과 조언 없이 준비하니 모든 것이 불확실했어요.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 거예요. 선배의 조언이 있으면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텐데 없다 보니 매번 휘청이고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우리가 이 시기에 개업하는 게 맞나?”, “이 시간에 영업하는 게 맞나?”, “우리 컨셉이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등 모든 것을 확신하기 어려웠죠. 일일이 경험을 쌓고 배워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말이 ‘남들 하는 만큼 하고 안정적으로 살아라’입니다. 저는 남들이 가는 길을 가기 싫어했고 독특한 선택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거나, 모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어서 그냥 남이 하는 만큼 평범하게 살아가는 청춘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그 끝에 행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생은 짧고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만 채우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에요. 언젠가 모두 자신만의 길을 찾기를 바랍니다. 모험을 꼭 해보세요. 그 결과가 어떻든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정시연 기자 jsy4344381@uos.ac.kr
사진제공_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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