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보도부 정기자
박성호 보도부 정기자

기자는 최근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즐겨봤다. 드라마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자 생활의 고충이었다. 작중 인물인 ‘백이진’은 방송국 기자다. 

이진은 국가대표 펜싱 선수이자 가장 친한 동생인 ‘고유림’이 금전적인 문제로 러시아로 귀화하려 한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알았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유림에게 피해가 갈까 보도를 망설였다. 개인적인 감정과 기자로서의 사명감 중 무엇을 택해야 할지 고민한 것이다. 결국 이진은 사명감을 택해 기사를 보도했고 자신의 기사로 고통받는 유림을 보며 자책한다. 또한 이 일로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조금 멀어지게 됐다. 기자는 드라마를 보며 ‘내가 저 상황이면 보도하는 선택을 했을까’로 많이 고민했다. 

최근 기자도 개인적인 감정과 기자로서의 역할 중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기사 발행 후 인터뷰이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왔다. 기사가 발행된 날로부터 2주 후가 예산 편성이니 후속보도를 써달라는 부탁을 위해서였다. 아이템 제보가 아닌 기사 작성에 대한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불가능했고, 기사가 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후속보도를 바로 쓸 수도 없었다. 그러나 취재 중 인터뷰이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확인한 기자는 마음이 약해졌다.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답변을 드린 뒤 끊었지만 불가능하다고 딱 잘라 말하지 못했다.

기자는 독자에게 취재한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기자가 취재하기로 한 내용 외 사견을 담아서는 안 되고, 양측의 입장을 공평하게 실을 뿐 한쪽 편을 들고 나설 수도 없다. 기자는 지난 몇 호간 기사를 작성하면서 조금은 약자 편에 서고 감정이 이끌리는 대로 움직였다. 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맡은 바에 집중해야 한다. 기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뭔지 되새기며.


박성호 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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