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시, 작

4월이 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봄이나 꽃처럼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중간고사처럼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도 있죠. 기자는 4월 들어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형용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기곤 합니다. 올해로 8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때문입니다. 아마 당시를 겪은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4·16’이라는 날짜는 기자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더 깊게 남아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오전 수업 중 선생님께서 수학여행 가던 제주행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해주셨지만, 전원 구조됐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러나 하교 후 도착한 집은 소름 끼치도록 조용했습니다. 분명 TV에서 뉴스가 나오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간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세상이 멈춘 듯 다들 말을 아꼈고 TV를 틀면 유족들의 울음소리만 가득했습니다.

배가 가라앉을 때, 마지막임을 직감하고 ‘엄마 사랑해’라며 문자를 남기던 어린 학생들의 심정은 어떘을까요. 그 마음을 감히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아마 이 감정은 이해의 영역이 아닐 것입니다.

그날의 장면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입니다. 당시의 슬픔, 유족들의 아픔, 희생자들의 이야기들을 말입니다. 꽃처럼 속절없이 지게 하거나 봄처럼 자취 없이 사라져버리게 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기억 속에는 언제나 그들의 자리가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따금 찾아오는 봄의 쓸쓸함을 느끼며 4·16을 잊지 않겠습니다.


오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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