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에 대한 리뷰 SI:REVIEW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캠퍼스에 사람이 많아졌다. 사실 날이 따듯해지기 전에도 캠퍼스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 오후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갈 때도, 늦은 저녁에 집에 갈 때도, 심지어는 아침 7시에도 캠퍼스를 걷고 달리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기자 또한 새내기 시절에 걷기 운동을 하기 위해 매일 저녁 우리대학 캠퍼스를 빙빙 돌았다. 그때는 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기사를 쓰고 공부를 하다 보니 다시 자세도 안 좋아지고 체력도 약해진 게 느껴졌다. 이번 기회에 다시 캠퍼스에서 걷기 운동을 해보리라 다짐했다. 목표는 일주일 동안 하루에 만 보씩 걷기. 캠퍼스뿐만 아니라 어느 장소든 상관없이 ‘만 보 걷기 챌린지’를 시작했다.
 

▲ 약 2천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캠퍼스 산책 코스
▲ 약 2천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캠퍼스 산책 코스

걷기 운동은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냥 걷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특별시에서 운영하는 서울둘레길 홈페이지의 안내에 따르면 걷기 운동을 할 때 시선은 15m 앞을 주시하고 호흡은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으며 걸어야 한다. 손은 달걀 하나를 쥔 듯한 모양으로 둥글게 말아 쥐고 팔은 팔꿈치를 90도로 세워 흔들면서 걷는다.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cm를 뺀 길이만큼 벌리는 게 좋다. 발은 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서로 땅에 닿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발에 무리가 덜 가고 많이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바르지 않은 자세보다 훨씬 더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만 보 걷기 챌린지 시작 첫째 날인 지난달 30일 기자는 1만 1996보를 걸었다. 우리대학 정문에서 시작해 법학관을 지나 중앙도서관을 거쳐 휘경초등학교 쪽으로 난 길을 통해 다시 정문으로 오면 약 2200보를 걸을 수 있다. 이렇게 캠퍼스를 다섯 바퀴만 돌면 만 보를 채울 수 있다. 총 소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걸음 수를 정확하게 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폰 앱 덕분이다. 아이폰 사용자는 기본으로 내장된 ‘건강’ 앱에서 걷기와 달리기 거리, 그리고 총 걸음 수를 확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기본 앱은 없지만, 앱스토어에서 ‘만보기’라고 검색하면 다양한 앱이 나오니 그걸 사용하면 된다. ‘스마트 워치’가 있으면 걸음 수 측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기록을 쉽게 할 수 있다. 기자는 애플워치의 ‘피트니스’ 앱을 통해 하루 운동 목표를 설정하고 링을 채워나갔다. 성취도가 시각적으로 표현되니 운동을 계속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 자과관 맞은편에 피어있는 벚꽃
▲ 자과관 맞은편에 피어있는 벚꽃

일주일이 지나 다시 수요일, 아쉽게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만 보를 채우지는 못했다. 캠퍼스 주변을 걷는 것 외에도 친구들과 약속이 있을 때도 최대한 많이 걸어 다녔지만 어떤 날은 7천 보에서 멈추기도 했고 너무 바빠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간 날도 있었다. 일주일 동안 걷기 운동을 했다고 체력이 극적으로 좋아지거나 살이 빠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캠퍼스를 걸으며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내 안의 우울함은 사라지고 상쾌함만 가득 차 있었다. 걷기 운동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운동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지금 겉옷을 챙겨서 바깥으로 나가 보자. 오늘도 걷기에 아주 딱 좋은 날이다.


글·사진_ 이주현 기자 
xuhyxxn@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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