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숙사 무인 택배함이 철거되고 택배 부스가 설치됐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무인 택배함 수요가 폭증했고 자리를 찾지 못한 소포는 로비 바닥 곳곳에 놓였다. 이는 수거상 어려움과 통행의 불편을 초래해 택배 이용자뿐 아니라 기숙사 거주자들의 생활 편의를 해쳤다. 특히 3개의 건물(생활관, 구 국제학사, 신 국제학사)로 구성된 기숙사에서 모든 학생의 택배가 1층 로비로 배달돼 문제의 혼란이 가중됐다.

택배보관함 변화 시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무인 택배함 위탁업체와의 계약 만료로 무인 택배함이 유상 전환될 예정이었다. 당시 기숙사 측은 무인 택배함 철거를 결정했다. 최근까지 철거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천영진 생활관장은 “지난 동계방학 중 철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과 철거 업체 측 인력 운용 문제로 일정이 지연됐다”며 “위탁업체와 합의하에 철거 시점까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무인 택배함 공간 부족으로 택배가 쌓인 과거 기숙사 로비
▲ 무인 택배함 공간 부족으로 택배가 쌓인 과거 기숙사 로비
▲ 변화 후 각 회사별로 분류된 택배 부스 모습
▲ 변화 후 각 회사별로 분류된 택배 부스 모습

기존 무인 택배함의 운영에 대해 천영진 생활관장은 “1200여명 수용 규모의 기숙사에 약 300개의 택배함은 4명당 1개꼴”이라며 “택배함 업체에서도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천 생활관장은 택배함 전면 개편 이유를 “소수의 학생들이 사물함처럼 이용하고 장시간 택배 방치로 음식물이 부패해 보관함을 임시 폐쇄하는 등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부 택배 기사는 배송 시간이 촉박해 택배를 로비에 두고 갔다”며 “그로 인해 통행 불편과 물품 손상이 생겼고 반품 교환도 빈번해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숙사는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기존 택배보관함은 230cm의 높이로 부피가 크고 시야를 가려 답답한 느낌을 줬다. 반면 개편된 택배 부스는 수납 선반의 높이가 150cm로 시야를 확보하고 차지하는 바닥 면적을 반으로 줄여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기숙사에 도착한 택배는 택배사별로 구획을 나눠 보관해 찾기 쉽게 했다. 분리된 택배는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수거를 하지 않으면 재차 연락해 찾아가게 하는 등 관리 차원에서도 용이하다. 천 생활관장은 “학생들이 찾아가기 쉽고 배송도 편리해졌다”며 “택배 기사의 배송 완료로 그치지 않고 기숙사 측에서 택배를 관리해 학생들이 물건을 찾아가지 않으면 수거를 요청하기도 수월하다”고 전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찬희(사복 22) 씨는 “택배가 섞여 있어 찾기 어려웠는데 전보다 수거하기 훨씬 편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무인 택배함을 자주 사용했던 박정민(세무 22) 씨는 “무인 택배함 자리 부족으로 택배를 바닥에 둬 찾기 어려웠던 적이 많았다”며 “바뀐 택배 부스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기숙사에 택배를 배송하는 롯데택배 기사 A씨는 “무인 택배함과 현재의 택배 부스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며 “바뀐 택배 부스는 갖다 놓으면 배송이 완료돼 일이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어 단점으로 “예전 무인 택배함은 송장 번호를 입력하면 배송자에게 인증번호와 배송이 완료됐다는 메세지가 갔지만 지금은 배송 완료 문자를 직접 보낸다”며 “수령인이 정확한 전화번호를 적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으로의 택배 부스 운영방안에 대해 천영진 생활관장은 “고해상도의 CCTV를 설치해 학생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해 분실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기숙사 내 추가 시설 개선 계획에 대해 서는 천 생활관장은 “무선인터넷의 수요가 많아 동시접속 인원을 늘릴 예정”이며  “학생들의 편의를 고려해 취사공간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기숙사 내 여러 불편한 점들은 직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근무하며 최선을 다해 처리하고 있다”며 “직원과 학생이 서로 배려한다면 기숙사라는 울타리가 더욱 행복한 공간으로 바뀔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사진_ 최수빈 수습기자 csb@uos.ac.kr
사진_ 유은수 기자 silveraqua@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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