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기 독자위원회_ 제769호를 읽고

‘무엇은 무엇의 얼굴이다’라는 말. 너무 상투적인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번호를 보면서 ‘1면은 지면 신문의 얼굴’이라는 말을 꼭 강조하고 싶었다. 제769호 톱기사에는 우리대학 기숙사 택배함이 부스로 개선됐다는 내용이 실렸다. 신문의 1면에 실리는 톱기사는 그날 발행되는 기사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강조해야 할만한, 의미 있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더군다나 지면 신문은 발행되면 우리대학 내에 있는 신문 배포대에 1면을 모두 펼치거나, 톱기사만 보이도록 절반을 접은 상태로 배포된다. 그렇기 때문에 톱기사에 실린 내용은 독자들이 캠퍼스를 오가며 가장 많이 보게 된다. 신문을 발행할 때마다 톱기사에 배치할 아이템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시의성 있고 중요한 내용인데 기사 분량도 맞아야 하고, 들어갈 사진도 있어야 하는 등 충족해야 할 기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톱기사는 매 발행마다 빠짐없이 나와야 한다. 

최근 인상 깊었던 보도를 하나 소개할까한다. 얼마 전 경향신문의 젠더 기획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가 보도됐다. 5주 동안 연재된 해당 기사는 지난 1월 26일 신문 1면에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손정애 씨의 뒷모습을 1면에 실으면서 시작됐다. 이 사진은 기존의 보도 공식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정애 씨의 뒷모습은 시의성이 있는 것도, 색다른 것도, 그날 일어난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의 노동을 전면에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1면 톱기사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면서 이런 예외를 왜 언급하는 것인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톱기사는 단순히 그 지면의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면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통면으로 크게 다뤘다. 취재 현장의 생동감도 잘 느껴졌고 논쟁이 되는 부분들을 잘 짚어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학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다룬 기사도 색다르고 좋았다. 다만 6면의 ‘혼자 사는 청년들’ 기사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관점이 변화해야 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저출산’이라는 표현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저출생의 의미 차이가 있긴 하지만 최근에는 저출산 대신 ‘태어남’의 뜻을 지니는 ‘저출생’으로 바꿔쓰는 언론사도 많다. 

최근 발행된 서울시립대신문을 보면 대체로 사회, 문화, 학술면의 기사가 잘 나오고 있다. 아이템 선정도 좋고 최근 이슈가 되는 내용을 단순히 조망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의 시각을 담는 등 차별점을 두려고 한 점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언급한 사회면 기사나 학술면의 ‘동아시아 역사 교과서 논쟁’ 역시 그런 점에서 좋은 기사였다. 문화면의 도심 공원이나 서울식물원 기사도 시의적절했고 지난호에 이어 발행된 청춘 기획도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학보사의 존재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학사회를 담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내용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대학, 학생사회에 관한 보도에 조금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다.

신유정(도사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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