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못 야간 소음이 학내 문제로 떠올랐다. 하늘못 주변에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중앙도서관과 인문학관이 위치해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경찰이 출동해 소음을 일으키는 학생들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 하늘못에서 소음 측정기를 이용해 야간 소음 정도를 분석하는 모습
▲ 하늘못에서 소음 측정기를 이용해 야간 소음 정도를 분석하는 모습

하늘못은 앉을 수 있는 계단과 잔디밭이 조성돼 있어 교내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다. 이로 인해 소음이 발생하는데 특히 학생들이 일정을 끝내고 휴식하는 야간 시간대에 심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지난달 중순에서 말까지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하늘못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학생들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소리를 질러 일상생활에 방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주변 건물 내부까지 대화 내용이 들릴 정도로 큰 소음이 이어졌다는 이들도 존재했다. 지난 6일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오후 11시경 소음은 최대 77dB, 평균 67dB로 나타났다. 이는 『소음·진동관리법』에서 규정한 심야 소음 기준 60dB을 넘어 주변 사람에 불쾌감을 느끼게 할 만한 수치다. 2주간의 취재 결과와 에타 소음 관련 게시글이 올라온 시간대를 종합해봤을 때, 보통 밤 11시 즈음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소음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A(21) 씨도 “1층 라운지에서 공부 중인데 하늘못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 공부에 방해됐던 적이 있다”며 불편을 표했다. 인문학관 내 연구실에 상주하는 대학원생 B(34) 씨는 “야간에 연구실 창문을 개방했을 때 하늘못에서 들려오는 고성방가로 연구에 지장을 받을 때가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소음 문제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우선 날씨가 풀리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학생들 간 사적 모임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대학이 지난달부터 대면수업으로 학사 운영 원칙을 변경하면서 캠퍼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총무과 채효석 담당자는 “대면 학사 운영이 재개됨에 따라 교내 소음 문제에 더욱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늘못 주변 소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설경비원 C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하늘못 주변 소음 심각성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하늘못 근처 야간 소음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채효석 담당자는 “총무과에서는 정문, 후문, 하늘못, 배봉산 출입구 등지에 안내판과 현수막을 설치해 소란을 막기 위한 안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대학 시설경비원들이 정기 및 수시 순찰하며 지나친 소란이 발생할 시 계도하고 있다”며 “민원이 들어올 때에는 현장에 출동해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 담당자는 “직원들이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계도를 따르지 않을 때 제지할 법적 근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과 주민의 협조 없이는 소음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어 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총무과의 입장이다. 

캠퍼스 순찰을 담당하는 시설경비원 C씨는 “경비원들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제재하고 있지만 소음을 일으키는 학생 중 일부는 제재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반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시설경비원의 권한상 한계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설경비원이 학생들을 과잉 제재한다며 학교 측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타대학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희대 야간 소란 행위를 취재했던 대학주보 박소은 기자는 “우리대학(경희대)은 동대문 경찰서와 협력하고 총무관리처 캡스팀에서 매일 캠퍼스를 순찰했지만 학생들을 물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어려웠다”고 전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고세은(전전컴 22) 씨는 “학교 차원의 순찰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이라며 “음악을 시끄럽게 틀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복되는 야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협조가 필요해 보인다. 


글·사진_ 정시연 기자 jsy4344381@uos.ac.kr 
취재_ 박성호 기자 revo171225@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