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법학관 5층 야외 금연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누군가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바닥 틈새에서 불씨를 일으킨 것이다. 화재가 일어난 장소는 금연구역이라는 안내 종이가 무색하게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담배를 피우러 찾는 장소였다.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에서 화재피해방지를 위해 5층의 소화기 위치를 공지하고 있을 정도다. 잦은 화재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흡연 중이던 학생들은 아무런 제재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담배꽁초로 불이 났다는 이야기에도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관련 게시글을 찾을 수 없다. 화재가 발생했음을 알지 못하니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조심할 리가 만무하다.

흡연자의 흡연권은 보장돼야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설경비원 A씨는 이번해에만 벌써 몇 번이나 담배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 주변 행정실 교직원들은 담배 연기와 화재로 불편을 호소한다. 청소노동자는 법학관 야외 여기저기 널브러져있는 꽁초를 치우느라 허리가 휜다.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은 기자가 직접 화재 현장을 목격해 신고했을 정도로 법학관 야외 금연구역에서는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학생과 학교 모두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찾기 어렵다.

해결이 필요한 것은 흡연 문제뿐 아니다. 지난호 서울시립대신문이 다뤘던 하늘못 야간 소음 역시 미뤄선 안 되는 숙제다. 학생들은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틀거나 앰프를 가져와 일렉 기타를 연주하는 등 날로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소음을 일으키는 학생들을 해산시키는 해프닝도 있었다. 시설경비원의 훈계와 제재는 무용지물이다. 

음주와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크지만 학생들은 반성이 없다. 이들을 계도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학교 측의 입장은 이미 몇 번이나 반복된 지겨운 레퍼토리다. 계속해서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면 방법이 없다고 두고 보기보다 어떻게든 수를 찾아 타개하는 것이 ‘시대정신과 미래가치를 선도하는 대학’라는 비전에 맞는 자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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