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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벽돌의 외관이 인상적인 아르코 미술관의 전경
▲ 붉은 벽돌의 외관이 인상적인 아르코 미술관의 전경

혜화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앙도서관을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의 건물이 보인다. 바로 아르코 미술관이다. 인근 아르코 예술극장과 함께 마로니에 공원을 감싸고 있는 아르코 미술관은 혜화의 랜드마크이자 만남의 장소다. 연극 거리로 유명한 혜화 일대에서 현대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공미술관이기도 하다. 

아르코 미술관은 1974년 국내 작가의 전시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로구에 위치한 옛 병원 건물에서 임시로 운영을 시작했다. 1979년 옛 서울대학교가 위치했던 마로니에 공원에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건축물을 신축해 이전하며 한국문예진흥원 미술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고 2005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준공 당시 국내 작가에게 저렴하게 전시 공간을 대여하며 예술 진흥에 기여했으나 1990년 이후 공사립 미술관과 상업 화랑이 증가하며 단순 공간 대관보다는 기획전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전환했다. 현재까지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며 국내 동시대 예술을 선도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지하 1층을 포함해 총 4층으로 이뤄진 아르코 미술관은 주변의 나지막한 소극장 건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이질감 없이 혜화 일대와 어우러진다. 나무가 가득한 마로니에공원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붉은 벽돌의 외관은 어딘가 모르게 친숙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김수근은 생전에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라 말할 정도로 벽돌을 사랑하던 건축가였다. 그가 설계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아르코 미술관 또한 붉은 벽돌의 외관이 특징적이며 지난 2013년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현재는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워크숍, 토크쇼, 세미나 등의 부대 행사를 진행하며 문화와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서 미술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밖에서는 외관을 감상하며 김수근이 예찬했던 붉은 벽돌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느끼고, 내부에서는 전시를 감상한 후 동시대 예술의 가치를 느끼고 공유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_ 안가현 기자
worldisred052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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