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지난 3월 재·보궐선거에서 대동제 개최 시 교내 주류 판매 사업자 등록을 추진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학 차원의 주점 운영을 의미한 것이었지만 이번 대동제에서는 불발됐다. 류창현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된 직후 진행되는 축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것은 감염 위험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주세법* 관련 문제도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총학은 주류 판매가 가능한 사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우리대학 졸업생과 재학생이 창업한 법인 ‘오프너코퍼레이션’이 설립한 오프사이트와 협업을 추진한 것이다. 오프사이트가 운영한 맥주 부스 ‘酒(주)유소’는 ‘다른 유명 페스티벌처럼 맥주 한 잔 들고 공연과 축제를 즐기는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오프사이트 공동대표 정규봉(28) 씨는 “반복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는 오프(OFF) 문화가 가미된 신나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다”며 “총학 측에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흔쾌히 협조해 주셔서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대동제 슬로건 ‘이제 다시 ‘Zero-100’’에서 따온 오프사이트의 독자적 브랜드 ‘제로백 비어’ 또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류 총학생회장은 “3번에 걸쳐 이뤄진 협업 회의에서 맥주 이름과 부스 이름을 함께 기획했다”고 말했다. 제로백 비어 제작 과정을 묻자 정 씨는 “오프사이트는 기본적으로 모임 공간 형태이기 때문에 주류 사업 경험이 부족해 맥주 아이덴티티를 위한 브랜딩 과정이 생소하고 힘들었다”며 “하지만 예쁘게 꾸며진 부스가 완성되고 많은 학생들이 제로백 비어가 맛있다며 계속 찾아주셨을 때 정말 보람차고 기뻤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김고은(행정 21) 씨는 “맥주 판매가 축제를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자주터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생맥주와 푸드트럭 음식을 먹으며 캠퍼스에서 느낄 수 없었던 축제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쉬웠던 부분으로는 “주류의 종류와 판매처가 제한적이었던 점”을 꼽으며 “맥주뿐만 아니라 칵테일 등 많은 부스에서 다양한 주류를 판매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주류 판매가 가능했던 대동제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현 시점에서는 가을에 개최될 야시장 행사 ‘시밤’을 향한 기대가 모아진다. 류 총학생회장은 “현재 주류 판매 사업자를 가진 업체들과 컨택 중이며 총학 주관 주점을 진행하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세법: 주류에 대한 조세를 부과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


오유빈 기자 oyubin9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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