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에 따라 대면 학사 운영이 진행되며 주춤했던 동아리 활동이 재개됐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대동제에서 총 25개 동아리가 부스와 공연에 참여해 캠퍼스에 활기를 더했다. 그러나 일부 동아리에서 부스 운영과 공연 준비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 21세기관 국제회의장에 쌓인 동아리 물품들
▲ 21세기관 국제회의장에 쌓인 동아리 물품들

지난 3월 시작한 학생회관(이하 학관) 지상층 리모델링으로 3층 동아리방(이하 동방)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동방 폐쇄로 원활한 활동이 어렵다는 문제(▶참고기사: 제766호 3면 「학생 위한 리모델링, 학생은 모르는 리모델링」)에 더해 갈 곳 잃은 동방 물품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동방이 폐쇄되며 동방에 있던 물품은 21세기관 국제회의장으로 옮겨졌다. 학관 2층에 있던 학생과와 학생서비스센터도 같은 장소로 이전했다. 현재 국제회의장은 근무 공간과 동아리 물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파티션으로 구분돼 있으나 개방된 공간 특성상 학생들이 파티션을 넘나들며 물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회의장에서 근무하는 교직원 A씨는 “쌓여 있는 동방 물품 때문에 공간이 부족하다”며 “학생들이 근무 공간을 오가는 것도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국제회의장의 동아리 물품이 정돈돼있지 않아 찾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곳곳에 각 동아리별 물품을 담은 박스가 뒤섞여있고 부피가 큰 물품은 국제회의장 뒤편과 복도까지 나와 있어 동아리 물품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 붓글씨 동아리 연묵회 김서연 회장은 “대동제 동아리 부스에 참여하지 않은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동아리 부스를 운영할 때 필요한 물품이 국제회의장에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국제회의장 뒤편은 공간이 협소하고 통행이 어려워 물품을 꺼내기는 커녕 찾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중앙 연극 동아리 극예술연구회 박채현 회장은 물품을 두는 구역이 동아리별로 나뉘어 있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산처럼 쌓여 있는 타 동아리 물품 박스 속에서 필요한 물품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회의장 외부 복도에도 물품이 방치돼 있어 분실과 도난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학생 입장에서 매번 국제회의장 문을 열어달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과와 학생서비스센터가 개방되지 않은 시간대에 동아리방 물품을 이용하려면 매번 시설경비원에게 문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21세기관에서 근무하는 시설경비원 B씨는 “동방 물품을 국제회의장으로 옮기며 학생들에게 문을 열어줘야 하는 일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이 자주 오지 않기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설경비원은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기에 학생들에게 언제든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폐쇄된 동방을 대체할 수 있는 공간 마련 여부에 관해 학생과 김영욱 학생지원팀장은 “학관 지하 연습실과 세미나실을 개방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선착순으로 대관해 이용하는 세미나실이나 타 동아리와 사용 시간을 조율해야 하는 연습실 특성상 동아리 물품을 보관하기는 어렵다. 

김 팀장은 “공간 부족으로 학생과와 학생서비스센터도 국제회의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동아리가 자체적으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해당 공간에 짐을 옮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 풍물 동아리 얼씨구 이은서 회장은 “대동제 공연에 필요한 악기를 둘 적절한 공간이 없어 각자 집에서부터 연습실까지 무거운 악기를 들고 다녀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 팀장은 “리모델링으로 발생하는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시설과에 동방이 있는 학관 3층부터 공사해달라고 부탁했고 동아리 학생들이 21세기관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동아리연합회와 논의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학관 리모델링이 학생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리모델링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아리연합회나 총학생회와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니 긍정적으로 바라봐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_ 안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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