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미술관

영국에는 각지에 있는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영국 미술품을 소장하고 관리하는 ‘테이트’라는 조직이 있다고 합니다. 런던, 리버풀, 세인트아이브스 등을 잇는 일종의 국립 박물관 네트워크인 셈입니다. 우리가 알아볼 미술품은 런던에 위치한 테이트 모던에 전시돼 있습니다. 바로 존 브렛의 ‘도싯셔 절벽에서 바라본 영국 해협’입니다. 

브렛은 천문학자이자 화가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날씨와 빛의 순간적 변화에 매료돼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풍경화를 그려냈습니다. 말년에는 주로 바다 풍경에 주목했는데 여기서 그의 바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납니다. 브렛은 자신이 소유한 거대 범선 ‘바이킹호’를 타고 지중해를 항해하며 변화무쌍한 바다의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도싯셔 절벽에서 바라본 영국 해협’, 이 그림은 제목 그대로 영국 남부 해안 도싯셔에서 바라본 영국 해협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단조로운 제목과는 다르게 그림은 매우 섬세합니다. 분홍빛과 푸른빛이 섞인 하늘에서 드문드문 햇빛이 비칩니다. 브렛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빛으로 인해 바다 풍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그려냈습니다. 빛이 비치는 부분은 하얗게 빛나는데 이로 인해 넓은 바다가 빛에 따라 다른 색을 띱니다. 

빛에 의한 풍경은 빨리 변합니다. 브렛은 빛이 머문 찰나의 순간을 잡아채 화폭 위에 담아냈습니다. 그를 포함한 영국 화가들의 이러한 화풍은 인상주의로 이어졌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연의 빛과 대기, 움직임의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 야외에서 작업하곤 했습니다. 브렛이 하늘과 바다와 빛의 한순간을 담아낸 작품, 도싯셔 절벽에서 바라본 영국 해협이었습니다. 


정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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