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연 사회부장
정시연 사회부장

자신만의 개성이 중요한 시대라고들 한다. 기자는 최근 이러한 유행이 달갑지 않게 느껴졌다. 자신만을 과하게 소중히 여기고 타인을 경시하는 경우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는 개성을 넘은 ‘자의식 과잉’ 수준이다. 이번 방학 동안 스터디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 오로지 학생, 그것도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로의 포지션만 누렸던 지난해와 달리 다양한 포지션에서 사람들을 대했다. 2학년 학생으로서, 1학년 후배를 돕는 선배로서, 선배와 함께하는 후배로서, 신문사에서는 사회부장으로서 방학을 보냈다. 사람들과 협업하다 보면 배울 점도 얻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점도 보이곤 한다. 

이번 방학에 만난 경우는 타인의 피드백을 완전히 거부하고 튕겨내는 사람들이었다. 팀으로 한 과업을 이루기 위해 만난 사람, 각자의 과업에 집중하면서도 타인과 결과물을 나누는 사람, 직위를 갖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 등 다양했다. 타인이 자신의 결과물에 공들여 한 피드백을 쓸데없는 내용이라 치부하거나, 이후에 피드백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번복하게 만들거나, 과업 수행이 진행될 수 없도록 고집을 부리는 등 일어나는 문제는 다반사였다. 

기자는 이러한 사람과 마주할 때마다 화부터 났다. 팀으로 한 과업을 이루기 위해 만난 사람이 피드백을 튕겨내 전체 일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적이 있었다. 혹은 교수님의 부탁으로 후배에게 피드백을 주었으나 전혀 반영하지 않고 거절해 입장이 난처했던 일도 있다. 공통으로 느꼈던 감정은 ‘거부감’이었다. 이 사람과 일하기 싫고, 이 사람을 도와주기 싫었다. 한때 역량과 열정을 가장 중시했던 기자의 가치관은 인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말하는 인성이란 착하거나 나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할 줄 아는 다른 능력이다. 다만 이렇게 가치관이 바뀌었어도 결국 기자는 방학 동안 해당 특성을 가진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타인에게 어떠한 사람인지 등을 고민해야 했다. 

기자는 ‘자의식 과잉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자의식 과잉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서는 가닥을 잡은 듯하다. 인간은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는 결국 타인이 필요하다. 자신의 능력이 엄청나다고 생각하고 오만을 부려서는 안 될 듯하다. 우리는 사회에서 작고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내 역량으로 이 조직을 혁신하겠다, 나를 몰라주는 상사와 동료는 틀렸다, 나는 항상 옳으며 정당하다 등 자의식이 비대한 생각은 지양해야겠다. 결국 인간은 어떠한 일을 하든 타인과 마주해야 한다. 소통 및 협력 역량이 기업에서 중시하는 주요 역량인 것은 이러한 데에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문을 작성하면서도 기자는 ‘이러한 글을 쓰는 것도 자의식 과잉은 아닐까’ 고민했다. 자신의 관점을 가지면서도 비대한 자의식으로 성장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서도 고심해볼 차례다. 


정시연 사회부장 jsy434438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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