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고시반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 학생의 이야기가 게시됐다. 전 고시반 지도교수, 새로 부임할 지도교수와 담당자, 학생과장과 학생지원팀장, 학생과 담당자 등이 면담에 참여했으나 문제 개선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나 전 지도교수의 보수적인 태도는 글을 통해서도 생생히 전해졌다. 

2년이 넘는 기간 고시반에 몸담았던 작성자는 면담 자리에서 지도교수를 처음 봤다고 밝혔다. 그간 학교 측이 얼마나 무심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작성자가 면담을 통해 전달한 학생들의 불만에도 지도교수는 “내가 아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다는데”라며 방어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학생과의 면담 자리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겨루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자리에서 귀를 막는 행위는 올바른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학생과 학교의 입장을 동등히 다루기 위해 전 지도교수 측에 이메일, 사무실 전화, 개인번호 전화, 문자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학생과에 연락해 면담에 참여했던 학생과 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피상적인 답변만 겨우 얻을 수 있었다. 담당자나 교수의 인터뷰가 부재하니 학교 측의 향후 개선 계획 등에 대한 정보도 듣지 못했다.

고시반의 낡은 책상과 의자, 누수 피해 등 시설 문제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왔지만 제자리걸음이다. 학생들이 합심해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으니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학교 측에서는 책임 회피를 멈추고 개선에 힘써야 한다.

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닫았던 기존 지도교수와 담당자가 교체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게시글에는 새로 부임할 지도교수가 면담 내내 팔짱을 끼고 숙면을 취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뜨거워진 학생들의 관심이 식지 않아야 한다. 총학생회 ‘내일’에서도 해결을 위해 눈을 떼지 않고 힘써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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